논현동 녹음스튜디오
Nonhyun Limelight Music Consulting
내부공간을 빈틈없이 감추겠다는 듯 그야말로 높다란 벽이 서 있는 모습이다. 거친 표면을 잘라낸 파벽돌 특유의 물성과 촘촘하게 쌓아올려진 패턴이 폐쇄적인 구조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밀도 높은 도산대로 안쪽 주택가 한가운데 위치하는 녹음 스튜디오라 하니 그 사정을 짐작하고 남는다. 대지는 각종 높이 제한과 아슬아슬하게 부딪치고, 각종 민원이 민감하게 일어나는 곳이다. 녹음 스튜디오라는 기능이 자칫 조용한 주택가에 분란을 몰고 오지 않을까, 조심하는 태도로 외벽의 열림이 제한된 것으로 보인다. 주변의 여느 다세대 건물들처럼 붉은 벽돌을 외장재로 삼아 동네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모습이다. 벽돌 중에서도 파벽돌을 택해 신축으로 눈에 띄기보다 오래 전부터 그 자리에 있어 온 빛바랜 건물처럼 낯익게 다가온다.
The densely populated residential area on the inner side of Dosandaero is where height limits are scantily adhered to and civil complaints clash. The mass was folded according to the slopes of the stairs, to avoid a steeply set mass. By decreasing the mass as it ascends along the straight stairs, skylights were placed at each level.
도심 주택가의 건축 법규에 부합하기 위해 흔히들 택하곤 하는 사선형 매스를 피하고 있는데, 그 방법을 계단실에서 찾고 있다. 일자형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서 매스가 자연스럽게 점차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층층의 공간이 접혀 들어가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각 층의 계단실 위에는 천창을 두어 백색의 공간이 더욱 환하게 트여 보인다. 연한 회색 벽, 백색 창과 계단, 목재 바닥 등 닫힌 구조의 외부와 달리 내부에서는 밝게 열린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의도가 전해진다.
건물이 폐쇄적이라고 느껴지는 또 하나의 이유는 적은 수의 창과 작은 크기의 창 때문이기도 하다. 내부를 기둥 없는 무주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외벽 자체를 하나의 구조체로 구성하고 있다. 2, 3층에 걸쳐 자리하는 녹음실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평면상의 변화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고, 기둥으로 인한 한계로 가변성이 타격을 받지 않도록 한 것이다.
The building’s programme as a recording studio, as well as serious complaints by local residents restricted opening up the outer wall, with its closed figure naturally leading to a selection of bricks. Though red bricks were chosen in accordance with the surrounding multiplex housing, by using surface cutting of used bricks, an old faded look was achieved.
The recording studio on the second and third floors were designed to have no columns by using the windowless outer wall as a structure, and the volume containing the office on the fourth and fifth floors was built with a light transparent box to relieve the weight of the trans structure. The upper volume is supported by V-shape steel column in the ground floor car park, transferring the weight to the underground reinforced concrete column.
By inserting a commercial building in the block of multiplex housings, a nuance of change was initiated by partially combining the light gestures of steel structure on the familiar brick building.
4, 5층의 2개 층에 걸쳐 반투명의 백색 철골 상자 하나가 자리하고 있는데 사무실 공간이다. 마치 가벼운 사각형의 풍등이 녹음실 위에 사뿐히 놓여 있는 형상이다. 이 또한 기둥 없는 녹음실 공간을 고려해 하중을 최대한 줄이려는 의도다. 상부의 모든 하중은 외벽과 더불어 지층 필로티형 주차장의 v자 철골 기둥이 떠받치며, 지하 RC 기둥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익숙한 벽돌 건물로 기존 가로의 분위기에 묻힌 듯 서 있지만, 철골조의 가벼운 몸짓을 부분적으로 삽입함으로써 젊은 세대의 도시적 감각을 놓치지 않고 있다. 비록 다세대 주택들을 의식한 조심스러운 표정이지만, 근린생활시설로서 변화하고 있는 도시 블록의 뉘앙스를 충분히 담아낸 드레스 코드를 갖추고 있다.
프로젝트명: 논현동 녹음스튜디오 / 위치: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동 64-21번지 / 건축가: 정현아 / 설계담당: 임서연 / 용도: 근린생활시설 (스튜디오,소매점) / 대지면적: 224.5㎡ / 건축면적: 129㎡ / 연면적: 589.78 ㎡ / 건폐율: 57.5% / 용적율: 190.7% / 규모: 지하 1층, 지상 5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 철골조 / 외부마감: 벽돌 / 구조설계: ㈜터구조 / 전기설계: 성지 E&C / 기계설계: ㈜보우기술공사 / 주차: 4대 / 높이: 14,7 m / 시공: 코아즈건설 ㈜ / 설계기간: 2013.4-2013.7 / 공사기간: 2013.7-2014.4 / 사진: 신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