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3.0
Hanok 3.0
유현준건축사사무소 | Hyunjoon Yoo Architects
2층 집이지만 도로보다 한 단계 올라 앉아 있어 보다 높게 느껴진다. 게다가 대부분 백색으로 마감되어 간결한 선이 더욱 세련되고 모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당을 경계 짓는 울타리나 2층 베란다 경계부가 모두 투명한 유리를 선택하고 있다. 덕분에 높은 대지 위 2층 규모의 집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육중하지 않다. 오히려 산뜻하고 가벼운 느낌, 젊은 감각으로 활짝 열려 있는 느낌이 물씬 풍겨난다. 외모에서 묻어나는 이러한 분위기로는 짐작하기 어렵지만, 각 실이 구성되고 배치된 것을 하나하나 살피다 보면 은은하게 배어 나오는 한옥의 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Single floor Hanok : Hanok 1.0
The first generation Hanok is a low density housing type built on a single floor. The whole house is made up of multiple buildings: the main building, a second bedroom building, and the guest bedroom building. A Hanok has two distinct void spaces: first, the yard opened to the sky is a passageway inviting nature and daecheong, the second void is a well ventilated space, which has character of both interior and exterior space. This kind of Hanok was recreated in an urban style by the house sellers in the 20th century. This is the first floor type Hanok 1.0
한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간 구성을 꼽으라면 ‘보이드’ 된 공간일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하늘로 열려 있는 마당, 실과 실을 연결하기도 분리하기도 하는 대청마루다. 마당은 자연을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전형적인 외부 공간이고, 대청마루는 빛과 비를 피하고 앞뒤로 통풍이 잘되는 공간으로 내부와 외부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는 곳이다. 이곳 대전 하기동 주택은 한옥처럼 단층형 집은 아니지만, 2층 이상의 고밀화 된 공간을 가지는 동시에 전통 한옥에서 볼 수 있는 대청마루같이 내부와 외부를 모두 아우르는 공간을 유지하고 싶었던 것 같다. 2층 규모를 한 현대식 주택의 전형적인 모습 내부에 거실, 주인방, 손님방, 부모님방, 자녀방으로 4개의 실을 갖추고 있고, 이 주요 방들 사이에 대청마루 이미지가 전해지는 세 가지 유형의 보이드 공간을 도입해 놓고 있다.
Three-bay Apartment: Hanok 2.0
Ever since the period of rapid urbanization, many Korean households chose to move to apartments. The universal three bay apartments are known as Hanok 2.0. A roof was placed on the top of the existing Hanok plan, creating a new space called the ‘living room’. The only difference is that the outdoor yard is turned into an interior living room, and kept a similar composition to the old Hanok. The daecheong is replaced by a dining space. Three bay apartments are a successful transformation of the Hanok, suited to the high-rise structure.
복층이 되어서 자칫 단절되기 쉬운 1층과 2층을 연결해 주는 ‘복층 보이드’ 공간이 그 첫 번째로, 1층 거실과 2층 거실이 시원스레 열려 있다. 특히, 2층 경계부가 투명한 유리로 마감되어 1층 외부의 마당과 하늘, 2층 베란다까지 소통이 확장된다. 2층에서는 주인방과 거실 사이에 위치한 테라스에서 대청마루의 이미지를 찾아볼 수 있다. 마루 위에 천막이 설치되어 있어서 필요에 따라 비나 빛을 피할 수 있는 반 외부 공간의 성향을 갖추고 있다. 이곳 2층 테라스 바로 아래에 또 하나의 대청마루 이미지의 보이드 공간이 자리하는데, 1층 손님방과 주방 사이가 그곳이다. 이 공간에는 폴딩 도어가 설치되어 있어서 사용 여부에 따라 내부 공간으로 변용할 수 있다.
한옥에서 실과 실 사이에 자리하는 보이드 공간들이 각 실 고유의 개별성을 유지시키는 동시에 집 전체 공간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완충지점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처럼, 대청마루 형식으로 보이드 된 공간이 그런 역할을 해 주리라 기대된다. 현대식 2층 주택에 복층형, 개방형, 가변형이라 이름 붙여 볼 만한 세 가지 유형의 현대식 대청마루 공간을 장착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한옥의 3.0버전’이라는 의미의 이름에 공간이 간다.
3 Types of Daecheong: Hanok 3.0
Recently, many households are leaving apartments for detached houses. However, the single floor Hanok cannot withhold the density required for the contemporary life. The house was designed to maintain both high density space of two or more floor levels and also have a daecheong-like space, which can be a transition space between interior and the exterior. This house adopted ‘three types of void space’ in between the living room, master bedroom, guest bedroom, parent’s room, and the children’s room. This is the Hanok 3.0 version, which has adopted a multi-floor type, an open type, and a variable type.
작품명: 한옥 3.0 –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장점을 합치면 어떤 집이 나올까 / 설계: 유현준건축사사무소 – 유현준, 허진성, 김지현, 김남수 / 위치: 대전광역시 유성구 노은로426번길 / 대지면적: 303.90m² / 건축면적: 162.46m² / 연면적: 316.75m² / 층수: 지하 1층, 지상 2층 / 높이: 10.6m / 건폐율: 53.46% / 용적률: 88.03% / 구조: 철근콘크리트 / 외부 마감: 드라이비트 / 건축주: 김세영 / 구조설계: 바른 / 토목: 성운 / 기계 & 전기: 두원 / 시공: CNA / 설계기간: 2007.9~2008.4 / 시공기간: 2008.5~2009 / 사진: 염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