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는 새로운 조례가 7월부터 시행된다

2026년 06월 11일

제주도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는 새로운 조례가 7월부터 시행된다

7월부터 제주 전역에서 새로운 변화가 시작된다. 외국인 방문객이 사용하는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지역 차원의 실험이, 섬의 환경을 지키겠다는 의지와 함께 가시화된다. 관광·숙박·유통 업계는 바쁜 손질에 들어갔고, 여행자들도 준비물을 다시 점검하기 시작했다.

제주는 이미 과잉관광의 상징이 됐다. 쓰레기 매립지의 포화, 해변에 쌓이는 플라스틱, 그리고 바다로 흘러드는 미세 플라스틱까지,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실이다. 이번 조례는 “누가 오든, 어떻게 머물고 어떤 발자국을 남길지”에 관한 질문에, 섬이 내놓은 첫 답변이다.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나

새 제도는 외국 국적 여행객에게 제공·판매되는 일회용품의 범위를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카페의 일회용 컵과 뚜껑, 빨대, 포크·나이프 같은 수저류, 숙박업소의 칫솔·면도기 등 어메니티가 우선 대상이다. “핵심은 ‘무상 제공 금지’와 ‘다회용 전환’입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사업장은 다회용 컵 순환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생분해성으로 둔갑한 일회용 대체품 남용을 피해야 한다. 숙소는 객실 비치 대신 프런트에서 요청형 제공으로 전환하고, 리필 스테이션과 재사용 키트를 구비한다. “필요하면 쓰되, 버리기 전에 한 번 더 돌려 쓰자”가 제도의 핵심 기조다.

적용 범위와 예외

조례는 공항·항만, 주요 관광지, 해양보호구역 인접 상권 등을 우선 적용한다. 집행 초기 한 달은 ‘계도 기간’으로, 9개 언어 안내문과 픽토그램 표지를 통해 혼선을 줄인다. 의료·위생 목적, 영유아 필수품, 비상상황은 합리적 예외로 인정된다.

이는 내국인에게 즉시 확대 적용하지 않는다. 다만 도는 “성과와 수용성을 평가해 단계적 확대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업종별 교육과 소규모 점포 대상 지원(다회용기 세척 바우처, 보증금 정산 도구 등)도 병행된다.

현장에서 감지되는 변화

서귀포의 한 카페는 이미 다회용 컵 대여를 시작했다. 보증금을 걸고 컵을 받아, 인근 반납함이나 가맹점에 돌려주면 된다. 사장은 “한 주 만에 쓰레기 봉투 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시내 호텔들은 욕실 비치품 대신 리필형 어메니티와 대여 키트를 비치하고, 체크인 시 다국어 안내지를 전달한다.

공항·항만에는 개인 텀블러 세척기와 정수 리필존이 늘어난다. “버리기 쉬운 섬이 아니라, 되살리는 으로 바꾸는 작은 장치들”이 곳곳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업계와 지역사회의 목소리

관광업계는 준비와 부담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다. 한 렌터카 업체는 “차량에 다회용 컵 거치대와 미니 분리수거함을 도입했다. 초기 비용이 있지만, 고객 평가가 좋다”고 전했다. 환경단체는 “정책의 방향은 옳다. 핵심은 ‘감소 지표’와 투명한 데이터 공개”라고 강조한다.

여행자 반응도 엇갈린다. 일본에서 온 방문객은 “보증금 시스템이 편했다. 반납함이 많아 불편하지 않았다”고 했고, 유럽 배낭여행자는 “다회용 컵이 무겁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도 관계자는 “초기엔 낯설겠지만, 한 달만 지나면 새 표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행자를 위한 간단 체크리스트

  • 가벼운 텀블러와 접이식 수저 세트 챙기기
  • 숙소 리필존 확인 후 세면도구 최소화하기
  • 다회용 컵 보증금, 반납 위치 미리 확인하기
  • 쓰레기 분리 배출 표지 아이콘 숙지하기
  • 카운터에서 “No disposable, reusable please” 같은 간단 문구 활용하기

환경적 효과와 숫자의 언어

도는 연간 플라스틱 컵·빨대·어메니티 사용량을 25% 이상 줄이는 1차 목표를 세웠다. 해변 정화 활동에서 수거되는 상위 10개 품목 중 절반이 일회용 식음료 용기·뚜껑·빨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파급효과는 결코 작지 않다. “관광수요는 유지하면서, 쓰레기 발생량은 줄이는 ‘탈동조화’가 관건”이라는 전문가의 지적이 이어진다.

정책 성공의 조건은 세 가지다. 첫째, 이용자 경험이 매끄럽게 이어질 것. 둘째, 세척·회수 인프라가 신뢰성 있게 운영될 것. 셋째, 데이터가 공개돼 현장의 시행착오가 빠르게 보완될 것. 도는 분기별 성과 브리핑으로 지표를 공유하고, 민원·불편 사례를 즉시 반영하는 핫라인을 연다.

‘섬의 약속’을 여행의 일부로

여행은 지역의 약속을 잠시 빌려 쓰는 경험이다. 이번 변화는 관광의 속도를 늦추려는 게 아니라, 쓰고 버리는 습관을 다른 리듬으로 맞추자는 제안에 가깝다. 한 도민은 이렇게 말했다. “바다는 우리 삶의 안쪽이에요. 그 바다를 지키자는 말에 ‘예’라고 대답해 주세요.”

7월의 제주에서, 당신의 컵 한 개, 칫솔 한 , 그리고 반납 한 번이 정책의 성패를 가른다. 작지만 확실한 변화가 파도처럼 번질 때, 섬의 풍경은 더 오래 지속될 것이다.

김 지훈

김 지훈

건축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시대와 인간을 담는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뒤, 다양한 도시에서 경험을 쌓으며 건축 저널리즘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C3KOREA에서는 건축 비평과 인터뷰를 주로 담당하며, 한국 독자들에게 세계 건축의 맥락을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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