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에서 수억 년 전 공룡 발자국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2026년 06월 15일

경남 고성에서 수억 년 전 공룡 발자국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경남 남해안의 한 해안 절벽 아래에서 시간의 겹이 열렸다. 거친 파도와 풍화가 깎아낸 암반 위로, 공룡이 걸어간 흔적이 연속적으로 드러났고 현장은 곧장 보호 조치에 들어갔다. 연구진은 “아직 정밀 분석 전이지만,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입을 모았다.

발견 경위와 현장 분위기

이번 현장은 강한 봄비 이후 바닥의 퇴적층이 노출되면서 맨눈으로도 식별 가능한 발자국이 드러났다. 면적은 축구장 몇 개에 해당할 만큼 넓고, 보행렬은 여러 방향으로 교차하고 있다.

조사단 관계자는 “발자국 크기와 보폭, 발가락 각도만 봐도 최소 두세 분류군 이상의 공룡이 오갔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현장에는 임시 차단선이 설치됐고, 발자국 표면은 바닷바람으로부터 보호되고 있다.

무리 지어 남은 보행렬

바닥을 따라 이어진 발자국 일부는 규칙적 간격으로 찍혀 있으며, 같은 방향으로 평행하게 늘어선 라인이 눈에 띈다. 이는 어린 개체와 성체가 함께 움직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육식 공룡의 세 가는 발가락 형태와, 목이 길었던 대형 초식 공룡의 둥근 발자국이 함께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한때 이곳이 얕은 호안이나 갯벌 같은 환경이었을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 연구진이 주목하는 단서: 발자국의 깊이, 가장자리의 미세 균열, 보폭의 변화, 서로 겹치는 순서

수억 년의 시간, 어떻게 추정하나

정확한 연대는 지층의 화산재 층 유무, 포함된 조개류 등 화석 군집, 주변 암석의 자기층서로 좁혀갈 예정이다. 표면 관찰만으론 단정할 수 없어, 코어 시추와 현미경 관찰이 병행된다.

지질학자는 “이 지역의 퇴적층은 백악기 상·하부가 겹치는 곳으로 알려져, 수천만에서 수억 년 전 환경을 층층이 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대는 보수적으로 추정하고, 데이터가 쌓인 뒤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발자국이 전하는 생태의 퍼즐

발자국은 단순한 흔적이 아니라, 당시 공룡의 속도, 체중 분포, 무리 행동까지 간접적으로 말해준다. 흙이 마르는 속도와 발자국 가장자리의 주름은 남겨진 계절과 기후를 가늠하는 열쇠다.

“여기엔 당시의 습지, 조류가 오르내리던 리듬, 그리고 포식자와 초식자의 동선이 포개져 있다”는 현장 연구원의 이 인상적이다. 발자국이 겹친 지점은 생태적 긴장, 혹은 자원 집중의 징후일 수 있다.

지역 사회에 번지는 기대

현지 주민은 “어렸을 때부터 이 바닷가의 돌밭을 뛰놀았는데, 이렇게 귀한 보물이 숨어 있을 줄 몰랐다”고 전했다. 상인들도 “방문객이 늘면 상권에 숨이 트일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지자체 관계자는 “성급한 개방은 지양하고, 보존을 최우선으로 한 관람 동선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임시 전시와 해설, 지역 박물관과의 연계도 검토 중이다.

보존과 연구, 무엇이 먼저인가

바닷바람과 염분, 계절성 강우는 발자국 표면의 미세한 을 빠르게 마모시킨다. 따라서 표면 경화제 사용, 배수로 확보, 차양막 설치 같은 응급 조치가 병행되어야 한다.

전문가는 “보존은 가역성, 최소 개입 원칙을 따라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3D 스캔과 디지털 복원이 기본”이라고 조언했다. 현장 훼손 없이 가상 전시를 구현하는 것이 관람과 학습의 균형점이다.

앞으로의 일정과 협업

조사단은 다학제 을 꾸려, 지질·고생물·기후 모델링 전문가와 협업을 확대한다. 수중 드론과 광량 보정 촬영으로 미세 지형의 고해상도 지도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 연구자는 “데이터는 모두 표준화해 공개 저장소에 업로드하고, 교육용으로 3D 프린팅 파일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지역 학생들의 참여, 시민 과학의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가 지켜야 할 한 걸음

현장에 남은 발자국은 공룡의 걸음이자, 인류의 질문을 앞으로 밀어주는 작은 시작이다. 자연이 쓴 기록을 오래 읽기 위해선, 우리의 발걸음이 더 가볍고 조심스러워야 한다.

“한 걸음씩 밝히고, 한 걸음씩 지킨다”는 현장 표어처럼, 과학과 지역이 함께 걷는 협력의 보행렬이 이제 막 시작됐다. 이 거대한 시간의 흔적 앞에서,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연구를 규정한다.

김 지훈

김 지훈

건축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시대와 인간을 담는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뒤, 다양한 도시에서 경험을 쌓으며 건축 저널리즘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C3KOREA에서는 건축 비평과 인터뷰를 주로 담당하며, 한국 독자들에게 세계 건축의 맥락을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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