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중이던 해병대원들이 물속에서 목격한 믿기 힘든 광경

2026년 01월 09일

어둠이 짙어진 해안, 바람은 엷게 불었고 파도는 낮게 숨을 쉬었다. 포항 앞바다에서 야간 수중 훈련에 들어간 해병대원들은 그저 평소처럼 동작을 반복하고, 서로의 호흡만 맞추면 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물속에서, 상식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장면이 펼쳐졌다.

사건의 순간

첫 번째 신호탄은 이었다. 헤드램프도, 플레어도 아니었다. 팔을 젓는 순간, 물길이 별처럼 반짝이며 대원들의 궤적을 따라 그려졌다. 누군가 수중에서 “장비 오류인가?” 하고 외쳤고, 즉시 교관의 손이 “정지” 사인을 보냈다. 그때 멀리서 커다란 그림자 하나가 다가오며, 등지느러미의 윤곽까지 파란 광채로 드러났다.

“처음엔 잠수함인 줄 알았다. 그런데 파도와 함께 호흡하는 소리가, 분명 생물이었다.” 한 대원이 그렇게 회상했다. 빛의 실루엣은 잠시 빙글 돌더니, 조용히 깊은 물로 사라졌다. 주변은 다시 어둑해졌지만, 대원들의 심박은 더 또렷이 느껴졌다.

빛의 정체

수면에 올라온 뒤, 해양학 담당 장교는 단호하게 설명했다. “이건 야광 플랑크톤, 정확히는 생물발광 현상이다.” 미세한 표영생물이 자극을 받으면 화학 반응으로 을 낸다. 팔을 젓거나 지느러미가 스치면, 그 궤적이 푸른 으로 기록되는 이다.

  • 밤바다의 난류와 수온 역전, 그리고 영양염의 유입이 겹치면 대규모 발광이 나타난다.

현장에서 본 거대한 실루엣은 회유 중인 고래였을 가능성이 높다. 대원들의 조용한 정지와 일정한 호흡 덕분에, 고래도 경계만 하고 지나간 했다.

훈련, 공포, 그리고 침착함

빛나는 물속에서 가장 먼저 무너지는 건 ‘은밀성’에 대한 전제다. “한 동작, 한 호흡이 전부 밝아진다는 걸 직접 보니, 몸이 자동으로 고쳐졌다.” 다른 대원의 말이다. 그날 이후 부대는 야간 접근 시 몸의 각도와 추진 리듬을 다시 조정했다. 날카로운 대신 부드러운 글라이드, 큰 팔젓기 대신 짧고 완만한 스트로크로 변경했다.

교관은 “공포는 파동이 된다. 수면으로 번지면 모두를 흔든다. 오늘은 그 파동을 접고, 물의 파동만 남겼다”고 평가했다. 대원들은 침착을 기술처럼 연습했고, 침묵을 장비처럼 착용했다.

바다와 해병대의 공존

야간의 바다는 교범에 없는 교관이자, 예측 불가능한 동료이기도 하다. 인간이 가진 광학 장비가 닿지 못하는 깊이, 그곳에서 바다는 스스로 발광하며 자신의 존재를 선언한다. 그 은 때로 경고이고, 때로 축제다. 그날 대원들이 본 것은 격투가 아니라 공존의 가능성이었다.

“우리는 절대 주인이 아니다. 오늘은 바다가 을 열어준 손님이었다.” 한 조장이 이렇게 말했다. 대원들은 수중 소음을 줄이는 자세, 해양 생물의 회유로를 피하는 경로, 불필요한 섬광과 진동을 줄이는 운용을 훈련에 더 깊이 반영했다.

기술과 감각 사이

소리 흡수재, 저반사 코팅, 낮은 캐번테이션을 위한 프로펠러 프로파일—장비가 발전할수록 우리는 조용해진다. 그러나 그 , 대원들을 구한 건 알고리즘이 아니라 감각이었다. 손등을 스친 차가움, 수면 위로 솟는 분수 소리,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푸른 별무리. 기술은 을 주지만, 감각은 를 알려준다.

이후 조치와 배운 점

부대는 즉시 사후 점검에 들어가, 발광 빈도가 높은 구간을 지도에 표시했다. 특정 수온 과 탁도 범위에서 발광이 증폭된다는 관측을 통합해, 야간 접근 경로를 계절별로 분기했다. 필요 시엔 훈련 시간대를 조정하고, 강한 스트로브 대신 저휘도 표식으로 교신을 전환했다.

“우리를 드러내는 빛을, 우리가 이해하는 빛으로 바꿨다.” 작전장교의 짧은 이다. 장병들은 여전히 철저히 준비하지만, 바다의 호흡에도 귀를 기울인다. 무리 지어 떠난 고래가 남긴, 그 푸른 서명은 단지 경이가 아니다. 은밀함을 다르게 설계하라는, 자연의 지시문이었다.

이윽고 해안은 다시 고요했고, 파도는 아무 도 없었다는 듯 모래를 쓸었다. 그러나 그 밤의 은 오래 남아, 대원들의 동작을 조금 더 섬세하게, 침묵을 조금 더 깊게 만들었다. 누군가는 농담처럼 말했다. “별을 보려면 하늘을 올려다볼 필요가 없다. 때로는, 아래를 바라보면 된다.” 그 말에 모두가 미소로 대답했고, 물은 다시 검푸른 장막을 내렸다.

김 지훈

김 지훈

건축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시대와 인간을 담는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뒤, 다양한 도시에서 경험을 쌓으며 건축 저널리즘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C3KOREA에서는 건축 비평과 인터뷰를 주로 담당하며, 한국 독자들에게 세계 건축의 맥락을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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