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학자들, 캐나다서 수수께끼의 암석층 대발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광물을 품고 있을지도

2025년 12월 14일

캐나다 허드슨만 동쪽 해안에서 4.16억~4.30억 년 전으로 추정되는 고대 암석이 확인되며, 2025년 7월 2일 발표된 이번 성과는 지구 초기의 지질사를 다시 쓰게 할 만큼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연구진은 이 암석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광물을 품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지구가 막 식어가던 시기의 지화학 조건을 해독할 실마리를 제시했다.

누부아기투크 녹색암대에서 드러난 가장 이른 지구의 흔적

발견 지점은 캐나다 북동부의 누부아기투크 녹색암대로, 회색의 층리가 뚜렷한 화성·변성암이 밀집한 곳이다. 정밀 분석 결과, 일부 시료는 최소 41.6억 년, 최대 43억 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이는 지구 형성(45.7억 년 전)에 거의 맞닿아 있다.

오타와대의 조나선 오닐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화산암의 연대는 최소 41.6억 년이며, 실제로는 43억 년에 더 가깝다고 봅니다. 현재 알려진 어떤 암석도 이보다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이 주장은 지구 초기 지각의 잔향을 담은 드문 시료라는 점에서 학계의 이목을 끌었다.

지르콘 없이 푼 수수께끼, Sm–Nd 이중 시계

극도로 오래된 암석의 연대 측정에는 보통 지르콘이라는 안정한 광물이 쓰이지만, 이번 시료에는 지르콘이 없었다. 연구팀은 대신 사마륨–네오디뮴(Sm–Nd) 계열의 방사성 붕괴를 활용해 두 개의 연대 시계를 병행했다.

Sm-146이 Nd-142로 붕괴하는 경로는 반감기가 약 9.6천만 년으로 짧고, Sm-147이 Nd-143으로 변하는 경로는 약 1천억 년 규모로 매우 길다. 짧은 시계는 초기 마그마 사건을 보존하지만, 긴 시계는 후대의 열변성이나 유체 교대에 더 민감해 두 시계가 엇갈린 연대를 줄 수 있다.

오닐 교수는 “후대의 가열이나 변성이 짧은 시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긴 시계를 재설정해 두 체계 간 연대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장으로 돌아가 맨틀 기원의 관입암맥이 원시 지각을 뚫고 든 구간을 집중 표본화했다.

관입체는 반드시 주변 암석보다 젊기 때문에 연대의 하한을 제공한다. 이러한 ‘자연 기준선’을 활용하자 두 시계가 수렴해 특정 구간에서 동일하게 41.6억 년을 가리켰고, 최소 연대에 대한 강력한 합의가 형성되었다.

초기의 바다, 대기, 그리고 삶의 가능성

해당 지대의 일부 암석은 해수에서의 화학적 침전으로 형성된 것으로 보이며, 이는 초기 해양의 조성, 온도, 그리고 원시 대기의 단서를 담고 있을 수 있다. 이들 기록은 생명이 태동하던 하데스기 직후의 환경을 복원하는 데 핵심적인 증거가 된다.

지구는 형성 직후 충돌화산 활동이 난무했으며, 테이아와의 대충돌로 달이 생겨났다. 이후 약 38억 년 전 본격적 판구조론이 시작되기까지, 젊은 행성은 급속한 냉각과 부분적 고체화를 겪었다.

  • 45.7억 년 전: 지구 형성, 맨틀 분화 및 초기 지각화 시작
  • 43억 년 전(상한): 누부아기투크 암석 추정 최고 연대, 원시 마그마 활동
  • 41.6억 년 전(하한): 두 시계가 수렴한 최소 연대, 조기 해양–지각 상호작용
  • 38억 년 전: 전 지구적 판구조 운동의 발현, 열수 환경 확산
  • 37억 년 전: 가장 이른 생명의 흔적 가능성, 탄소 동위원소 시그널

학계 검증과 행성과학으로의 확장

앞으로는 동위원소 시스템 간 상호 검증, 미량 원소의 분별 패턴 분석, 그리고 초미세 광물상의 열사(熱史) 복원이 병행될 전망이다. 암석 내 그래파이트나 황화물의 동위원소 조성은 생물 기원의 흔적과 비생물학적 시그널을 구분하는 데 유용하다.

더불어 이러한 원시 환경에 대한 이해는 화성과 같은 외행성 천체의 탐사 전략에도 직접 연결된다. 초기 지구의 지화학 창을 넓히는 일은, 생명 탐색의 좌표를 정교하게 조정하는 작업과 다르지 않다.

“이 암석들은 우리에게 지구 첫 바다의 화학, 온도, 그리고 초기 대기의 단서를 속삭입니다. 어쩌면 가장 오래된 생명의 흔적도 간직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 조나선 오닐

캐나다 북동부의 이 암석들은 단순한 지질 호기심거리가 아니라, 40억 년 전 첫 장을 기록한 행성의 연대기 그 자체다. 우리는 이제 막 그 문장을 읽기 시작했을 뿐이며, 다음 쪽에는 더 선명한 증거와 더 깊은 질문이 기다리고 있다.

김 지훈

김 지훈

건축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시대와 인간을 담는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뒤, 다양한 도시에서 경험을 쌓으며 건축 저널리즘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C3KOREA에서는 건축 비평과 인터뷰를 주로 담당하며, 한국 독자들에게 세계 건축의 맥락을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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