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zip 씨네마 파주 사옥
Zip Cinema
발코니와 창이 입체적으로 연속되기도 하고, 벽돌 마감과 유리 마감이 닫히고 열리기를 반복하는 세로의 긴 패턴을 그려내기도 하다. 각각의 입면 위에 영화 필름을 다채로운 방식으로 펼쳐놓은 게 아닌가 싶다. ‘전우치’, ‘감시자들’, ‘검은 사제들’ 등의 작품들을 내놓은 영화사 ‘집Zip’의 새로운 보금자리니 만큼 자연스레 필름을 연관지어 생각하게 된다.
최고 높이 15미터로 제한된 전체 4층 규모의 건물이다. 1층에는 카페와 다목적 공간이 자리하고 있어 주로 외부 시나리오 작가들이나 방문객들을 맞이하여 교류하고 소통하는 공간이다. 카페는 주 통로를 제외하고 레벨이 1미터 내려져 있어 반지하 같은 느낌이 들지만, 테이블에 앉았을 때 외부로의 시선이 낮춰져 아늑한 분위기가 난다. 바닥면이 낮아진 만큼 천장이 높아진 효과도 크다. 카페와 바로 이어지는 다목적 공간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각종 이벤트, 시사회, 인터뷰 등 외부인과 교류하기 위한 공간이다.
2층부터 4층은 사무실 직원과 시나리오 작가 등 내부 직원용이다. 2층 동쪽에 자리하며 2, 3층을 연결하는 다목적 홀은 직원들이 가벼운 운동이나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하는 장소로 쓰인다. 또한 매주 월요일 정기회의가 열려 전 직원이 소통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건물 동서남북 사방 입면 모두에 사무공간이 배치되어 있는데, 쾌적한 업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각 입면마다 각기 다른 방식의 계획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서쪽의 경우, 오후 늦게까지 쏟아지는 햇빛을 고려해 입면의 절반 이상을 높고 좁은 벽들로 분절해 놓고 있다. 분절된 벽은 일종의 큰 루버 같은 역할을 하고, 평면을 틀어 분절된 벽 사이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적절하게 유지되도록 한 것이다.
북측과 동측은 특별한 기능 없이 단순하게 처리되어 있지만, 서쪽 입면과 디자인상의 일관성을 갖추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남측 입면으로, 건물에서 가장 특징 있는 공간적 장치를 확인하게 된다. 벽으로 완전히 구획된 방은 아니지만 외부 발코니와 내부의 모퉁이를 통합한 일명 ‘미시 공간’이 도입되어 있다. 넓고 높은 홀보다는 비좁은 탕비실이나 계단참 같은 구석진 곳 등 휴먼 스케일에 맞는 공간에서 담소 나누기를 선호하는 사람의 경향을 반영한 것이다. 서로가 한눈에 보이는 사무 공간 특유의 압박감에서 벗어나, 직원들이 구석진 벽에 기대어 잠시 쉬거나 앉아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등 편하게 휴식을 취하도록 유도하리라 기대하게 된다.
4층 일부는 영화 시나리오 작가들을 위한 샤워실, 부엌, 기숙사 등이 배치된 곳으로, 24시간 편하게 기거하면서 작품을 구상하고 글을 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특별히 수공간은 옥상으로 연결되는 통로로 탁 트인 외부 공간에서의 휴식을 제공한다.
작품명: 영화사집 파주 사옥 / 위치: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508 / 설계: 폴리머건축사사무소 / 설계담당: 김호민, 임현주 / 시공사: (주)두영건설 / 건축주: (주)영화사집 / 용도지역: 준공업지역(파주출판문화정보 국가산업단지) / 주용도: 공장 / 대지면적: 990.7m² / 건축면적: 482.56m² / 연면적: 2,503.27m² / 건폐율: 48.71% / 용적률: 176.42% / 층수: 지하 1층, 지상 4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 / 완공: 2016년 / 사진: 신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