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지-원 사옥
YG-1
1층 로비에서 지붕 층까지 수직으로 연이어진 아트리움이 입면 전체를 투명하게 열어두고 있다. 속까지 말갛게 드러내는 건물 전체의 창문인 동시에 주변의 환경과 하늘을 반추하는 거대한 거울이기도 하다. 로비로 진입하는 순간, 전면의 도시를 향해 그리고 위로 천장부까지 환하게 열려 있는 공간감에 압도되며 실제 크기보다 훨씬 웅장함을 느끼게 된다. 핵심 공간답게 이곳 아트리움 안에 건물 전체를 이해하고 통찰하는 단서가 모두 숨겨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서측 입면 전체를 차지하는 아트리움 곳곳에 여러 개의 입방체들이 떠 있다. 크기와 높이가 다채롭고 위치하는 층수도 각기 다르다. 각 층마다 필요로 하는 업무지원시설들이다. 이들 입방체의 지붕이 테라스의 역할을 한다. 이름 하여 ‘테라피스TERRAFFICE’, 땅을 의미하는 ‘테라TERRA’와 사무공간을 의미하는 ‘오피스OFFICE’의 합성어다. 사무공간이 효율 일변도의 공간으로 진화되고 점점 고층화 되어 가면서 일터에서 땅을 밟고 자연을 느끼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현실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사무실의 모든 층에 테라스를 두는 사무실 유형인 테라피스가 제안되곤 한다. 현대인들이 집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터에서 자연과 도시와 주변과 소통하는 창구를 마련한다는 차원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테라스는 반 외부공간으로 조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입방체들은 모두 유리 벽면 안쪽의 내부공간으로 자리한다. 그 지붕인 테라스 역시 내부공간으로 구획되지만, 시각적으로 외부와의 소통을 이루는 통로인 동시에 친환경적 기술로 외부 공간 못지않은 기능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테라피스를 만날 수 있다.
아트리움은 별도의 냉난방 장치 없이 운용된다. 아트리움에 적용된 열 교환 환기시스템은 외기에서 공기를 흡수하여 사무실 내부 공기를 순환시키고 아트리움으로 배출하여 1차적으로 냉난방 부하를 줄인다. 아트리움 최상층에는 전동 창이 설치되어 있어서 아트리움 내부의 온도가 올라가면 자동으로 작동되어 내부 온도와 공기의 질이 조정된다. 업무지원시설인 입방체가 그저 아트리움의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친환경 건축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건물이 들어선 곳은 송도 신도시다. 도시의 동서로 흐르는 두 개의 공원이 띠를 이루고 있는데, 그 사이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선형 녹지축에 건물이 접해 있다. 주변 환경에 호응하여 주어진 대지 안에서도 남북으로 녹지가 흐르고, 그 녹지를 사이에 두고 사무동과 연구동이 분리되어 배치되어 있다. 대신 녹지를 가로지르는 브리지가 지상 4층과 5층을 연결하며 두 동을 잇는다. 외부 녹지의 흐름은 사무동과 연구동에 조성된 중정, 옥외 데크, 옥상 정원 등을 통해서도 이어진다. 좋은 도시의 면모답게 녹지체계가 먼저 도시의 틀을 형성한 이후, 그 사이 사이에 건물이 끼어 들어가 앉는 방식으로 신도시의 형성이 이루어지고 있다. 녹지형 신도시의 틀 안에 들어서는 또 하나의 작은 친환경 도시의 개념을 건물에 구현한 방식은 그 큰 흐름에 부합한 접근으로 평가된다.
작품명: 와이지-원 본사 / 위치: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과학로 16번길 13-40 / 설계: (주)건축사사무소 오씨에이(임재용) / 용도: 교육 연구시설 / 대지면적: 4,621.70m² / 건축면적: 2,699.05m² / 연면적: 20,683.07m² / 건폐율: 58.39% / 용적률: 267.90% / 규모: 지하2층, 지상10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 / 시공: (주)다원디앤아이건설 / 건축주: (주)와이지-원 / 완공: 2020 / 사진: 남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