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 노인복지관
Yeongju Senior Welfare Center
노출콘크리트 상자 위에 목재 상자가 엇갈리게 앉아 있을 뿐이다. 단순하고 간결한 형태지만, 기존과는 많이 다른 규모와 형태와 구성으로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중정은 마을 광장으로 자연스레 흘러 나가고, 1층 전면부는 광장을 향해 시원스레 열려 있어 백색으로 마감된 내부를 더욱 환하게 밝힌다. 목재 특유의 친근함이 있는 2층은 전면부의 수직 패턴에서 투명한 지층과는 다른 힘과 견고함이 느껴진다. 2층 하단부가 툭 튀어나와서 큼직하고 두꺼운 처마를 형성하며 반 외부공간을 만들어내는 영역에서는 동네 어느 어귀의 정서가 풍겨난다. 비교적 간결한 외부와 달리 내부에서는 계단을 비롯한 여러 동선이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구성을 펼치고 있다.
경북 영주시의 한가운데에 세 개의 철로로 인해 주변과 완전히 단절된 삼각지 마을이 자리한다. 물리적으로 방문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보니 주로 저소득층 노인들이 거주하는 퇴락된 마을이다. 국토 환경 디자인 개선 사업이 이곳을 주목했다. 열악한 주거 환경이 개선되고, 분수광장과 공원이 들어섰으며, 마을을 향한 진입로와 터널이 뚫렸다. 새롭게 조성된 도시 녹색 보행로와 연결이 이루어지면서 더 이상 단절되고 소외된 마을이 아니라, 오히려 영주시의 소통과 교류의 중심지로 탈바꿈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노인복지관은 이 삼각지 마을의 중앙광장과 면하여 위치한다. 어르신들이 마을주민 대부분이라는 형편이 고려되었고, 영주시 전체 어르신들의 활기찬 노년생활을 이끄는 생활거점형 공간의 필요성도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자생적으로 생성된 삼각지 마을의 사이 마당과 골목 곳곳에는 도시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어르신들 간의 끈끈한 정서가 살아 있다. 이러한 일상 속 발견이 노인복지관이 구성되는 공간 요소로 고스란히 이어져, 마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던 어르신들의 즐거운 담소와 웃음이 공간 안으로 그대로 옮겨져 있다.
새로 들어선 광장과 공원을 여러 세대가 방문하리라 기대하면서 그들을 위한 여가와 휴식 공간으로 1층에 북 카페, 녹색가게, 공용 식당 등이 마련되어 있다. 전면이 투명한 유리창으로 마감되어 광장으로 환하게 열려 있는 곳이다. 그 모습에서 물리적으로 닫혀 있던 환경이 주변과 연결되고, 세대 간의 교류와 소통을 이루는 거점이 되리라는 상징성이 전해진다.
이러한 효과로 미루어 즐거운 상상을 해 본다. 연륜이 지긋한 어르신이 녹색가게에서 열심히 업사이클링 제품을 설명하고 북 카페에서 주문받은 커피를 내오면서, 식당에서 만난 젊은이에손수 길러 무친 나물반찬에 대한 노하우를 알려주면서, 세대 간 소통의 물고를 트는 모습을 말이다. 특정 세대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기를 바랐던 것 같다.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연륜과 지혜를 갖추어가는 과정임을, 그래서 경외 받을 일임을, 인생의 피할 수 없는 단계인 노년 역시 얼마든지 즐겁고 활기찰 수 있다는 것을, 공간은 알리고 싶어 한다. 그렇게 모든 세대를 아우르고 안아주는 그야말로 시민의 집이 되어갈 것이다.
작품명: 영주시 노인복지관 / 설계: (주)보이드아키텍트건축사사무소 (장기욱, 이규상) / 설계담당: 박찬호, 방누리, 윤선경 / 위치: 경상북도 영주시 휴천3동 642-10 / 용도: 노인복지시설 / 대지면적: 1,981.00m² / 건축면적: 1,040.89m² / 연면적: 2,335.28m² / 규모: 지상2층, 지하1층 / 주차: 8대 / 높이: 8.38m / 건폐율: 52.54% / 용적률: 81.89% /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철골조 / 외부마감: 노출콘크리트, 적삼목 / 내부마감: 노출콘크리트, 적삼목, 전벽돌, 자작나무합판 / 구조설계: 윤구조기술사사무소 / 시공: 성일토건주식회사 / 기계설계: 정인엔지니어링 / 전기설계: (주)대경전기설계사무소 / 조경: 박수교 / 설계기간: 2013.12 – 2014.04 / 시공기간: 2015.09 – 2017.01 / 준공: 2017.01.05 / 예산: 50억 / 공사비: 47억 / 건축주: 영주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