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777
Suip 777
한울건축 | Hanul Architects & Engineers Inc.
대지는 북한강변에 면하고 있다. 주변으로 논이 펼쳐져 있고 뒤로 산을 배경 삼아 어우러져 있는 전형적인 전원의 풍취가 전해지는 곳이다. 반딧불이, 백로, 명아주, 다슬기, 개구리, 고라니, 쇠비름, 개구리, 달개비 등등 도시생활에서는 듣기도 보기도 어려운 생태와 쏟아질 듯 수많은 별이 뜨는 밤하늘이 자리한다.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청정한 자연 환경을 보존하고 있으며, 때때로 강변 위로 자욱하게 드리우는 안개가 운치를 더하는 지역이다.
집은 강을 면하는 일단의 세장한 부지 중간의 오각형 소필지에 앉아 있다. 자제들을 이미 출가 시킨 부부를 위해 지어진 작업실을 겸한 주택이다. 사진작가인 부인을 위한 작업 공간이 1층에 자리하고, 2층에는 생활공간, 3층에는 사적 공간이 각각 구성되어 있다.
집이 들어선 대지 면적이 협소한 편이어서 평면으로 넓히기보다 3개 층으로 올려 공간을 수직적으로 배열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평면을 살펴보면, 폭 4.8m와 6m의 장방형을 한 두 매스가 접하며 서로에게 얹혀 있는 혹은 포개진 V자 형태를 하고 있다. 오각형이라는 비정형 대지임에도 불구하고 평면 구성이 꽉 찬 듯 짜임새 있게 보인다. 대지 외곽선에서부터 시작하여 채워가는 형식과 순서로 평면상의 공간을 구성해 놓은 덕분이다. 필요한 공간을 모두 배치하고도 장방형의 두 매스가 접하는 사이공간에 마당까지 넉넉하게 확보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단면을 살펴보자면, 보가 없는 벽식 구조로 외벽 두께 18cm, 평 슬래브 두께 18cm, 층고 2.85m 규모를 하고 있다. 두 장방형이 접하는 지점은 층마다 각기 다른 평면이 전개되고 있지만, 수직으로 나열되어 있는 각 층은 서로 교차되면서 상호 간에 열리고 연결되면서 전개되고 있다.
높이 3층 규모지만 건물은 그다지 솟아 보이지 않아 나지막한 전원의 풍경과 정취를 해치지 않는다. 1층의 바닥 높이를 논바닥에 거의 밀착시키다시피 하고, 층간 높이도 가급적 낮추어 3층 주거 건물이 갖는 수직 동선 상의 운동량을 가급적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집이 땅 가운데를 차지함으로써 대지 전후 간에 단절이 생기게 마련인데, 집 스스로를 매개로 단절된 영역들을 다시 연결하고 소통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시선과 동선이 활짝 열려 있는 내부 계단부와 브리지, 역시나 시원스럽게 개방되어 주변의 자연을 한껏 받아들이고 있는 전면 유리벽, 하늘의 빛을 고스란히 끌어들이는 천창 등이 그러하다. 집 내부의 상하는 물론 건물 안팎과 외부의 전후 마당과 멀리 북한강과 산까지, 공간적 소통과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 사람과 자연 간의 소통, 풍경과 풍경 간의 소통이다. 일상 가운데 그 장면과 기운을 체감하고 체득하게 하는 집이다. 삶이 자연스레 풍요롭고 여유 있어질 수 밖에다.
작품명: 수입 777 / 위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수입리 / 설계자: (주)건축사사무소 한울건축 / 시공자: 황숙정 / 건축주: 황숙정 / 용도: 단독주택 / 구조: 철근콘크리트 구조 / 규모: 지상3층 / 대지면적: 222m² / 건축면적: 125.89m² / 연면적: 325.46m² / 건폐율: 56.70% / 용적률: 146.60% / 완공: 200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