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하우스 ‘스텔라피오레’
이로재김효만건축사사무소 | IROJE KHM Architects
타운하우스들이 자리한 대지와 외부 도로 사이 실개천이 흐르고 있다. 마치 속세와의 경계를 그리듯 선을 긋고 있는 작은 내를 건너가면 도시와는 실로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복잡하며 획일적인 도시풍경을 뒤로 하고 안락한 안식처로 들어서는 느낌이다. 숲 사이사이로 얼굴을 드러내고 있는 공간들, 얼핏 보기에 자연스럽지 않은 모습과 색감이 주변을 둘러싼 나무나 흙과 대비되며 더욱 도드라진다. 그러나 한 집 한 집 자세히 들여다보면 얼마나 자연친화적인 구조를 갖추었는지, 독특한 색감과 형태 덕분에 오히려 얼마나 이색적인 마을을 이루고 있는지, 인정하게 된다.
나무들 사이로 도렷하게 드러내고 있는 공간들은 다양한 각도의 경사지붕들과 고창들이다. 이들 모두는 각 세대마다 방향을 달리하여 배치되어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남향의 태양빛을 최대한 실내로 유입하고 원활한 자연통풍이 이루어지도록 한 것이다.
경사지붕과 고창이 가지는 또 하나의 중요한 기능은 주변의 자연을 실내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회화적인 풍경을 연출해내는 프레임이 된다는 점이다. 바닥, 천장, 벽, 붙박이가구 등 실내공간이 백색 계열로 통일되어 있어서 내부공간에는 갤러리 같은 시각적인 고요함이 흐른다. 전시작품들은 빛깔이 다채롭게 변하며 미풍에도 살아 움직이는 외부의 자연풍광이다. 사계절의 변화는 물론, 매일의 날씨와 일조량까지도 세세하게 기록하며 실내공간에 그때마다 다른 기운과 다른 장면을 그려낸다.
오르내리는 경사진 길은 어릴 적 뛰놀던 동네 골목길처럼 각 세대를 따라 이어져 있다. 산책하듯 마을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인접한 두 매스 사이공간들을 계속해서 마주하게 된다. 이 역시 또 하나의 커다란 외부 액자가 되어 건너편 풍경을 사이공간 안에 회화적으로 끌어들인다.
가파른 경사지형을 따라 흘러가는 마을길은 각 세대 내부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스킵 플로어 형식이 적용되어 침실, 주방, 거실, 서재 등 각 공간들이 반 층 정도 차이 나는 수직형 동선으로 연결된 것이다. 같은 집이지만 외부로 향한 시선의 높낮이가 달라지기 때문에 각 공간마다 고유의 풍경을 소유한다. 내외부공간이 수직적으로 분절된 덕분에 규모는 작아도 더욱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체감된다.
세 가지의 유니트 플랜, 네 가지의 조형, 여러 가지 색상으로 변화하는 알루미늄 외벽, 인접세대로부터의 시선을 상호차단하기 위한 경사날개벽 등 다채로운 모습과 표정들이 19세대 모두에 각기 다른 정체성을 부여한다. 결과적으로 19채의 ‘삶의 별’이 숲 속에 내려앉아 ‘별동네’를 일구고 있다.
프로젝트: 스텔라피오레 / 위치: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설문동 706-39 / 설계: 김효만 – 이로재김효만건축사사무소 / 설계담당: 정경진, 송승희, 김지연, 오미화, 조아라, 김담희 / 용도: 타운하우스 / 대지면적: 4934.00m2 / 건축면적 : 785.76m2 / 연면적: 2187.04m2 / 규모: 지하1층, 지상1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및 일반철골조 / 외부마감: 알미늄 쉬트, 드라이비트, 목재데크 / 내부마감: 온돌용목재후로링, 비닐페인트 / 시공: 삼협종합건설㈜ / 완공: 2018 / 사진가: ©세르지오 피로네 (Sergio Pirr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