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학교, 미술관, 지하철 역사, 공장, 도서관, 사무실 등등… 우리의 하루 일과를 압축하자면, 어느 건물에서 어느 건물로 옮겨갔냐로 표현할 수 있다. 그렇게 보니 건축가는 우리 삶의 배경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수식어도 영 과장된 것 만은 아닌 듯하다. 우리의 삶이 이뤄지는 이 많은 건물들을 짓는 건축가, 그런 건축가가 되려면 무엇을 배워야 하고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 막연한 그 궁금증에 답해주기 위해 ‘건축을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건축대학 교수들이 모였다.
‘건축의 정석’은 건축가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 명지대학교 건축대학 교수 20인이 펴낸 안내서다. 설계, 커뮤니케이션, 역사 이론, 도시/주거, 구조, 환경, 건설, 실무, 공간디자인 등 10개 영역, 50여 과목, 5년제로 구성된 명지대학교 건축대학의 수업을 한 권의 책에 모두 담았다.
20인의 교수는 자신의 강의 내용을 짧은 글과 한 장의 이미지로 이야기한다. 짧은 문장이지만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실질적이어서 마치 건축대학에서 직접 수업을 받는 느낌이다. 짧은 문장으로 강의 주제를 이야기하는 것을 두고 박인석 학장은 “비장의 촌철”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책은 건축가로서의 기초 소양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조언들을 각각의 주제 별로 나누어 하나부터 열까지 어렵지 않게 설명한다.
건축설계 과정에서는 자신만의 건축을 표현하기 위해 주변 맥락을 파악하고 영감을 떠올리는 원초적 고민이 담긴 계획단계부터,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한 시각적인 표현방법 등의 설계단계까지 건축과 도시를 아우르며 설명한다.
또, 설계 시 고려해야 할 대상들을 세분화한 건축이론과정에서는 한쪽으로 편향된 사고의 틀을 깨주는 이론적 지식을 배운다. 추상적인 주제에서부터 공학적, 인문학적, 경제성 등 다방면으로 고려할 대상을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며 건축가의 모습을 갖추기 위한 배경들을 설명한다.
교수 20명의 촌철강의가 담긴 이 책이 미래의 건축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소중한 조언이자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