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IBK 커뮤니케이션센터
SNU IBK Communication Center
대학 캠퍼스는 도시의 축소판이다. 여러 건물이 이루어진 집합적 풍경과 그 사이에서 일상을 펼쳐가는 모습은, 모두 도시의 구조를 닮았다. 심지어 직면한 문제까지 동일하다. 캠퍼스도 도시처럼 과밀화되면서 본래의 풍경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서울대학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관악산 자락 아래 느슨하게 조성됐던 캠퍼스는 끊임없이 늘어가는 건물들로 인해 넉넉했던 여백을 하나 둘 지워가는 중이다.
언론인 교육센터 겸 창업지원센터인 IBK 커뮤니케이션센터도 그 여백 중 한 곳에 들어섰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교류가 이뤄져야하는 시설인 만큼 이러한 분위기를 끌어 낼 수 있는 장소를 찾아야 했는데, 캠퍼스 초입의 경사지는 그에 적격이었다. 여러 갈래의 길들이 입체적으로 교차하는, 그렇기에 ‘비움’만으로도 충분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초기 계획에서는 건물 중앙을 비워 냄으로써 이러한 부지의 특성을 한층 부각한다. ‘스카이 아레나’라고 이름 붙인 비워진 중심부를 조성해 건물 자체를 느슨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캠퍼스 초입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지켜가고자 한 것이다. 동시에 이 ‘스카이 아레나’는 기존의 보행로들을 통합하며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처럼 모두에게 열린 소통의 장으로 작동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지하 암파쇄 비용에 따른 공사비 증가로 실현되진 못했다.
두 번째 해법은 ‘기존의 가로’에서 찾아낸다. 부지 주변에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된 가로들을 건물 내외부에 끌어들임으로써, 여러 형태의 소통공간이 입체적으로 교차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로 한 것이다. 이때 건물의 표피는 적삼목 루버로 둘러, 과거의 자연 풍경을 복원하는 듯한 분위기도 연출하고 있다.
이렇듯 초기안과 최종안은 서로 다른 듯하나, 대지라는 동일한 DNA를 지닌 이란성 쌍둥이다. 대지가 품었던 기억을 존중하고 의미 없이 교차하던 학생들의 흐름을 다시 엮어주는 이 건물로 인해, 비워도 좋을 땅에서 채움이 긍정적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작품명: 서울대학교 IBK 커뮤니케이션센터 / 설계: (주)보이드아키텍트건축사사무소(이규상,장기욱) / 설계담당: 박찬현, 박찬호 / 위치: 서울특별시 관악구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내 / 용도: 교육연구시설 / 대지면적: 3,895,659m² / 건축면적: 775.37m² / 연면적: 2,659.25m² / 규모: 지하1층, 지상4층 / 높이: 17.4m / 주차: 13대 / 건폐율: 0.019% / 용적률: 0.068% / 구조: 철골철근콘크리트조, 철골조 / 외부마감: 노출콘크리트, 적삼목수직루버 / 내부마감: 노출콘크리트, 자작나무합판 / 구조설계: 윤구조기술사사무소 / 시공: 신한건영(주) / 기계설계: 정인엔지니어링 / 전기설계: (주)대경전기설계사무소 / 설계기간: 2012.8 – 2012.12 / 시공기간: 2013.4.~2014.3 / 공사비: 42.5억 원 / 건축주: 서울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