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 SJW 패션 사옥
패션사옥이 들어서기에는 주변 환경과의 조합이 쉽지 않은 장소다. 대규모 자동차 전시장, 상업 및 업무시설이 줄지어 있는 거리다 보니 자칫 ‘나홀로’ 다른 표정이 될 우려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조건이 오히려 약이 되어 준 것 같다. 동종업계가 밀집해 있는 압구정동과 청담동에 집적된 패션사업에서 살짝 벗어난 위치기 때문에 약간의 디자인적 터치가 의도대로 구현된 것만으로도 주변 건물들에 비해 비교우위를 가지며 세련된 맵시를 드러내고 있으니 말이다. 서울 동북부의 주거지역과 강남의 주요 상업 및 업무지역을 연계하는 위치이자 강남의 동서를 가로로 잇는 지점, 바로 교통의 요지라는 사실이 답이 없을 것 같은 바둑판 위에 자신 있게 묘수를 두게 한 것 같다.
20여 년 전에 지어진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5층 건물을 패션 사옥으로 리모델링하고 2개 층을 수직 증축한 작업이다. 증축이 이루어지는 만큼 구조진단을 통해 골조를 보강하는 과정이 우선적으로 진행되어 있다. 당연히 새로운 외피를 입고 있으나, 동시에 공간 곳곳에 필요에 따라 기존의 골조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건물의 과거가 이 시대의 디자인 감각에 맞추어 과감한 태도로 환기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전면부의 경우, 개구부를 필요로 하지 않는 공간을 위해서 최소의 창문을 두었을 뿐이고 많은 면적을 벽으로 할애하고 있다. 지상 1층과 2층은 투명하게, 3~5층은 밋밋하고도 무표정하게, 6층과 7층은 드라마틱하게, 각기 다른 연출을 제안한다. 증축된 부분의 평면구성이 과감하고, 새로이 사용된 재료의 물성과 질감은 시각과 촉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가까이하기엔 만만치 않은 형태로의 변신 등 전면부의 벽이 갖는 깊고 풍부하며 다양한 표정들을 이런 요소들에서 비롯된다.
건물 내부에는 전시매장, 스튜디오, 생산 공정 및 대형 창고는 물론 작은 규모의 행사 등 각종 지원시설들까지 한꺼번에 묶여져 있다. 제품 생산 및 판매 라인을 원스톱으로 통합하는 프로그램을 구축해놓은 것이다. 기능과 역할에 충족하면서, 다른 분야이긴 하지만 디자인이라는 영역을 매개로 하여 패션과 건축이 상호 자극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현장이다.
작품명: 논현동 SJW 패션 사옥 / 위치: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63-7 / 설계: 이손건축 / 지역지구: 3종 일반주거지역, 일반상업지역, 중심미관지구 / 용도: 1종 근린생활시설 및 업무시설 / 대지면적: 521.8㎡ (157.84평) / 건축면적: 312.95㎡ (94.66평) / 연면적: 2333.37㎡(705.84평) / 건폐율: 59.98% / 용적률: 364.32% / 규모: 지하1층, 지상7층 (리모델링 및 2개층 증축) / 구조: 철근 콘크리트조 / 외부마감: 모노쿠쉬, 대리석 / 내부마감: 모노쿠쉬, V.P ,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