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화되고 단절된 주거단지에서 다양하고 열린 주거단지로, 개인 중심의 공간에서 지역공동체 중심의 공간으로, 도시개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변화의 모멘텀이 될 ‘과천과천지구’의 마스터플랜이 확정됐다. 논밭의 ‘이랑과 고랑’에서 착안해 도시와 자연을 조화시킨 시아플랜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의 안으로, 공공성이 강조된 새로운 도시의 전형을 구축했다는 평이다.

 

새로운 도시 공간구조의 제안

 

공유도시를 만드는 3개의 구조

 

건축과 도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지금까지 이뤄진 도시개발 사업 중 그 둘을 같은 타임라인에서 다룬 경우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문제는 2차원적인 도시계획이 선행된 후 3차원적인 개별 건축물의 건축계획이 이뤄지다 보니, 연계성이 부족하고 공간적 차원에서도 최적화가 어려웠다는 점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과 증가하는 1인 가구 등 사회 구조도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도시 모델에 대한 요구는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
그 해법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도시건축 통합계획’이다. 도시 기획단계에서부터 도시·건축·시설물을 아우르는 입체적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도시계획과 건축계획을 결정하는 방식인데,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도시경관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 도시와 건축이 조화된 공간을 구현하고 나아가 경관개선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이에 LH국가건축정책위원회, 국토교통부는 작년 11월, 3기 신도시를 포함해 앞으로 개발될 모든 공공주택지구에는 도시건축 통합계획을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더불어 과천과천, 수원당수2, 안산신길2, 총 3개 지구를 시범사업지로 선정하고, 첫 타자인 과천지구를 대상으로 ‘도시건축통합 마스터플랜 설계공모’를 개최했다.

 

포용적 공유존

 

보행친화적 가로

 

어반벨트

 

대상지는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 및 주암동 일원으로, 규모는 약 47만 평이다. 핵심과제는 ‘사람, 가로, 공동체 중심 공유도시’라는 주제 하에 7천여 호의 주거공간을 마련하고, 소규모 블록들이 도시 가로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도시 모델을 제시하는 것. 특히 ‘가로공간 중심 공유도시’는 앞으로 조성될 모든 공공주택지구에 적용되는 공통 목표로, 이를 구체화 하기 위한 네 가지 추진 전략도 주어졌다. 첫째, ‘가로공간이 생활의 중심이 되는 도시’, 둘째 ‘용도복합과 사회통합의 공유도시’, 셋째 ‘자연을 존중하고 향유하는 쾌적한 도시’, 넷째 ‘새로운 기술에 대응하는 편리하고 안전한 도시’로, 과천지구도 개발 계획에도 이러한 내용이 담겨야 했다.

설계비만 60억 원 수준의 대형 프로젝트였던 만큼 공모에는 9개의 컨소시엄이 참여해 열띤 경합을 벌였다. 심사진은 3단계에 걸쳐 제출안이 과천 지구의 여건과 주제에 부합하는지 면밀하게 검증했으며, 최종적으로 시아플랜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의 안을 당선작으로, 디에이그룹엔지니어링 컨소시엄과 에이텍종합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의 안을 각각 2등 작과 3등 작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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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작인 ‘포용적 공유존’은 한국의 논과 밭에서 차용한 ’이랑과 고랑‘을 컨셉으로 한 작품이다. ‘이랑’은 삶과 일터 등 도시 시설이 채워지는 공간이 되고, ‘고랑’은 자연과 자연을 연결하는 공간이자 사람들이 머무르는 소통과 교류의 공간이 된다. 자연의 흐름에 따라 열린 포용적 공유존은 도시의 물리적 경계를 허물어 자연과 도시를 연결하고, 휴먼 스케일의 가로는 각기 다른 도시와 자연의 풍경을 교차하며, 자연과 도시, 주민의 삶을 연결한다. 자연을 단절시키는 도시가 아닌, 자연의 연속성을 지속하고 시민의 여가와 일상, 그리고 일터가 공존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유도시다.

민현식 심사위원장은 “명확한 도시블록과 주거조직 체계는 유지하면서도 포용적 공유공간을 통해 공유도시를 구현한 점, 더불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토지이용체계를 구축한 점이 훌륭하다”는 평을 전했다. 

 

 

당선팀에게는 설계 우선협상권이 부여되며, 나머지 수상작은 각 8천만 원, 6천만 원의 보상금이 수여 된다.
LH는 당선작을 바탕으로 도시 건축계획, 환경, 교통 등 분야별 전문가 및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올해 안으로 과천지구의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내년까지 지구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과천지구를 통해 처음으로 시도된 도시건축 통합설계가 국내 도시계획 선진화의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글 / 전효진 기자, 자료제공 / 시아플랜건축사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