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 사진수필집
로마네스크 건축 – 스페인·포르투갈
건축가 김종성서울건축 명예사장의 사진수필집 ‘로마네스크 건축’ 2권이 출간됐다. 1권 ‘독일, 벨기에’에 이어 2권에서는 ‘스페인, 포르투갈’의 로마네스크 건축을 살펴본다.
‘로마네스크 건축’이란 그 용어의 어원이 시사하듯 로마 문명의 조적 건축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고대 문명의 소멸 후에 태어난 건축양식이므로, 그 특징과 흐름을 통해 중세의 유럽 건축을 조망해 볼 수 있다.
명실공히 한국현대건축 1세대 건축가로 꼽히는 김종성은 70세에 일상 업무에서 손을 높은 후 로마네스크 건축을 탐구하는 데 집중해왔다. 이 책은 그런 그가 과거 십여년 동안 유럽을 여행하며 촬영한 로마네스크 건축 사진들을 모아서 펴낸 포토에세이다.
로마네스크 건축의 표현력의 비밀은 직접적이고 원초적인 건축 미학이라고 말한다. 현세 초월의 의지를 담은 고딕건축과는 달리 무게감을 부인하지 않으며, 중력의 법칙에 순응함으로써 성당에 들어선 모든 사람에게 자신이 딛고 있는 바닥의 존재를 각인시킨다. 고요히 서 있는 기둥들 또한 로마네스크 건축의 견고한 구조에 힘을 보탠다. 이 같은 요소들을 통해 물리적 저항감을 몸으로 느끼면서, 동시에 움직임 속의 고요함을, 멈추어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된다.
김종성이 직접 찍은 수백 장의 사진들은 로마네스크 건축의 본질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람은 보이지 않고 오직 건축만이 스스로를 드러내며 관찰자에게 말을 건넨다. 이러한 방식으로 지어진 지 이미 천년도 넘은 구조와 공간을 활용한 건축적학적 마법을 생생하게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사진과 함께 수록한 설명글에도 깊은 식견이 담겨 있다. 건축사적인 서술보다는, 중세기의 건축에서 구성 요소들이 어떻게 융합되는가를 조명하고자한 집필 의도에 따라, 중세 건축가의 디자인 전략과, 현 시대 방문객이 체험하는 공간적 현상을 충분히 묘사하고 있다. 특히 스페인, 포르투갈을 다룬 2권에서는, 모슬렘 침공과 재정복 등 이베리아 반도에서 일어난 역사적 이벤트와 그것이 건축에 미친 영향을 다루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때문에 역사편찬학적 관점에서 뜻하는 로마네스크 건축에만 얽매이지 않고, 유일하게 이베리아 반도에만 세워진 의미 있는 중세 유럽 건축의 유산들도 폭넓게 포함시켰다.
뿐만 아니라 책 서두에는 김종성이 사사한 미스 반 데어 로에Mies van der Rohe를 탐구한 저명한 책, “꾸밈없는 언어 : 미스 반 데어 로에의 말과 건축”을 저술한 프리츠 노이마이어Fritz Neumeyer교수의 책소개문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그가 보는 로마네스크건축을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어 김종성이 소개하는 건축물들을 더욱 기대하게 한다.
4월 14일에는 출판기념회도 개최된다. ‘저자의 책소개’와 ‘저자와 정인하 교수한양대학교의 대화’ 프로그램이 예정되어 있으며, 줌Zoom을 통해 화상비대면으로 진행되므로 관심있는 이들은 모두 참여가 가능하다.
온라인 출판기념회
– 일시: 2021.4.14(수), 20:30
– 회의 ID: 844 5207 4516
– 암호: 796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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