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정동극장 재건축 설계공모의 당선작으로 ‘엄앤드이 종합건축사사무소’의 ‘정동별곡’이 선정됐다.
한국 근현대 문화의 출발지인 정동길에 위치한 국립정동극장은, 국내 최초의 근대식 극장인 ‘원각사’의 복원을 이념으로 삼아 1995년 국립중앙극장 분관으로 설립된 곳이다. 이러한 역사적 의미와 근현대 예술정신을 계승하여, 개관 이래 다양한 장르의 우수 공연과 새로운 시도들을 거듭하며 관객들을 만나왔다. 그러나 어느덧 개관 27년 차에 접어든 만큼, 시설의 노후화는 피할 수 없는 문제. 또한, 늘어가는 문화 수요에 대응하기에는 물리적 공간도 턱없이 모자라는 형편이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연 제작 환경과 관람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도심지 내에 위치한 국립공연장으로서 공연예술 창작 활성화의 거점 역할을 수행케하고자, 협소하고 노후한 국립정동극장의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대상지가 대상지이니만큼 설계의 기본 방향은 명확하다. 공연시설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되, 정동 고유의 경관 특성을 고려해 주변의 역사적 경관과 문화재를 존중한 디자인을 하는 것. 그리하여 새로운 극장을 정동 지역을 아우르는 개방적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것이다.
그 최적의 안을 선정하기 위해 지난 9월 설계공모가 개최됐고, 11월 12일까지 진행한 공모에는 총 5개 작품이 접수됐다. 주최 측은 16일 사전심사와 19일 본심사, 총 2차례의 심사를 거쳐, 엄앤드이 종합건축사사무소의 ‘정동별곡’을 최종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당선작은 정동극장을 정동의 이야기를 담는 도시의 무대로 만들자는 제안이다. 정동은 다양한 이야기와 특수한 역사를 간직한 지역이지만, 현재는 이러한 기억을 잘 드러내지 못하고 있으며 부족한 공공공간으로 인해 산책로 정도로만 인식된다는 아쉬움에서 시작한 아이디어다. 따라서 정동의 역사를 드러내고 정동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정동길에서 보이지 않았던 중명전을 드러내어 역사적 기억을 환기시키고, 정동길과 소통하며 누구나 머물 수 있는 공공공간을 계획했다.
이러한 당선작에 대해 심사진들 역시, 중명전과 정동길을 아우르는 조형 계획과 붉은 벽돌의 활용 등 정동의 정체성을 반영한 재료 계획으로 지난 27년간 정동을 지켜 온 국립정동극장의 정체성을 잘 계승하고 있으며, 제작극장으로서의 극장 내 기능과 공간 배치, 출연자와 관객의 동선 구분, 다중이용시설로서의 피난계획 등이 다른 작품에 비해 탁월하다는 평을 전했다.
우수작은 에스에스케이건축사사무소의 ‘일상의 풍경이 된 극장’, 가작(3~5등)은 주.오감건축사사무소의 ‘일상으로서의 극장’, 주.가아건축사사무소의 ‘문지방 없는 열린 도시건축/정동극장’, 주.건축사사무소 메타의 ‘정동마당-중명전 가는 길’이 각각 선정됐다.
정동극장은 내년 하반기 재건축에 들어가 오는 2025년 3월 재 개관할 예정이다. 국립극장으로서의 위상과 특별한 역사를 지닌 정동길에 어울리는 열린 공간의 탄생을 기대한다. 자료제공 / 문화체육관광부
당선작
정동별곡 _ 주.엄앤드이 종합건축사사무소
우수작
일상의 풍경이 된 극장 _ 에스에스케이건축사사무소
가작
일상으로서의 극장 _ 주.오감건축사사무소
가작
문지방 없는 열린 도시건축 / 정동극장 _ 주.가아건축사사무소
가작
정동마당 – 중명전 가는 길 _ 주.건축사사무소 메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