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넘 – 현성테크노 신사옥
plenum

스튜디오 어싸일럼 | Studio Asylum

 

 

영산강이 내려다보이는 고속도로 변에 자동차 부품 금형제작 기업 현성테크노의 신사옥이 자리한다.
앞으로는 영산강이 흐르고, 뒤로는 기존의 공장과 맞닿아 있는 삼각형 모양의 땅. 그 모양 그대로 솟아오른 듯한 건물은 흡사 거대한 현무암 덩어리 같다. 비슷비슷한 형태의 공장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는 모습이다.
멀리서는 독특한 외관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면 가까이에서는 외부 계단광장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넓찍한 공공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삼각형 꼭지점 부분을 움푹 파내어 계단식 광장을 만든 것이다. 잘려 나간 외피는 거대한 프레임이 되어 들녘과 강변의 풍경을 담아낸다. 이곳은 그 풍경을 배경 삼아 때로는 공연의 무대로, 공원의 벤치로, 혹은 또 다른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며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작품명: plenum / 위치: 광주광역시 북구 연제동/ 지역지구: 제2종 일반주거지역, 과밀억제지역, 과밀억제권역, 상대정화구역, 절대정화구역 / 용도: 공장(사무동) / 설계: 스튜디오 어싸일럼 / 대표건축가: 김헌 / 대지면적:18,2180.40m2 / 건축면적: 1,598.91m2 / 연면적: 5,157.78m2 / 건폐율: 8.78% / 용적율: 28.31% / 규모: 지상 5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일부철골 / 외부마감: 현무암 / 구조설계: 원구조(조용원) / 완공: 2015 / 사진: 나승현, 박종민

 

 

 

 

주 출입구는 외부 계단광장 반대편에 있다. 입구를 향해 뒤편으로 돌아가는 길에, 건물을 에워싼 얕은 연못을 발견하게 된다. 청명한 하늘, 주변 자연, 또 이를 바라보는 이의 자화상 등을 담아내는 이 연못의 이름은 ‘자성의 반사못’. 물에 반사된 이미지를 물끄러미 응시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성찰하게 된다는 점에 착안해, 이러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삽입한 장치이다.
연못을 따라서 도착한 광장 반대편에는 내부로 들어가기 위한 또 하나의 장치인 다리가 놓여 있다. 연못을 가로질러 업무 현장으로 들어가는 과정에 상징성을 부여함으로써 내면의 정신적 변화를 유도하려 한 것이다. 다리를 통과하는 시간은 비록 짧을지언정, 그 순간 시야에는 물과 대기, 또 이에 비추어진 천공만이 존재한다. 한발 한발 걸음을 뗄 때마다 고요함 속에서 늘 새로운 세계, 새로운 차원, 새로운 경험의 장으로 안내하는 상징적 메시지가 이 다리에 담겨 있다.

 

 

 

 

 

 

 

 

로비 겸 전시장인 1층은 이 건물의 주제가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공간이다. 기나긴 세월, 대지 주변을 차지하고 있었을 대자연의 시간과 기운은, ‘비움’으로 충만한 이 공간에 함축적으로 담기게 된다.
사무실은 2층부터 5층에 걸쳐 배치되어 있다. 층의 구분이 애매하기도 한 데다가, 치열한 삶의 현장인 업무공간이 도시의 축소판인듯하여 각각의 사무실에는 옥스퍼드, 리버풀, 맨체스터, 케임브리지라는 별칭을 붙였다. 그 영역들 사이사이로 자리 잡은 분임토의실과 계단은 도시 간 능선으로, 또 이 공간의 위아래로 열린 틈들은 계곡으로 번역된다.

 

 

 

 

 

 

3층에는 대회의실이 자리하는데, 로비 위쪽 보이드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통해 진입하게 된다. 마치 구름 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는 장치로, 직원들은 이를 건너는 과정에서 번잡한 마음을 씻고 기획력이 가득한 마인드를 갖추게 된다. 이렇게 들어선 대회의실에는 커다란 창이 나 있다. 그 창이 담아내는 대자연의 풍경은 사고의 유연함을 자극하며, 단순한 업무 공간을 넘어 소통과 교감의 장으로 거듭나게 된다.

 

 

 

최상층에는 돌출 데크가 마련되었다. 건물 내에서 가장 강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 데크에 올라서는 순간, 눈앞에는 극도의 광활한 풍경이 펼쳐지고 온몸은 청량한 대기로 감싸이게 된다. 업무 도중 사고의 과정이 얽힐 때 혹은 마음에 어지러운 파도가 일렁일 때면 직원들은 이토록 좋은 풍경을 만끽하며 마음의 평안을 찾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