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지난 5일 북부간선도로의 신내IC에서 중랑IC를 잇는 약 500m의 구간 상부에 인공대지를 만들어 주거·여가·일자리가 결합된 ‘컴팩트시티’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북부간선도로는 성북구 하월곡동에서 중랑구 묵동을 연결하는 도로로, 특히 신내 IC일대는 서울 동북권과 수도권을 이어주는 관문이자 구리-포천 고속도로, 서울 외곽고속도로 등 광역 도로망이 형성되어 있어 서울 외곽 경계의 지리적 요충지로 꼽힌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가 작년 말 발표한 ‘주택공급 5대 혁신방안’의 핵심사업 중 하나로, 물량 공급에 치중했던 기존의 공공주택 정책에서 벗어나 ‘도시 재생’의 관점에서 주민 삶의 질과 도시의 미래 전략을 함께 고려한다. 이른바 공공주택의 혁신 모델로, 낙후‧고립된 시설이라는 공공주택의 부정적 고정관념을 깨고, 창의적 디자인을 도입해 도시 공간의 재창조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공공주택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는 동시에 도시의 입체적인 발전까지 끌어낸다는 목표다.
컴팩트시티에는 청년 1인 가구와 신혼부부 중심의 공공주택(청신호 주택), 충분한 녹지 공간, 보육 시설 같은 사회기반 시설, 일자리와 관계된 업무‧상업 시설이 집약적으로 들어서 지역의 자족 기능을 확보할 예정이다. 인공 대지 위 곳곳에는 오픈 스페이스를 최대한 확보해 인근 지역 주민들까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도시농업시설 및 여가활동을 위한 공동이용시설 등을 촘촘하게 배치할 계획이다.
더불어 경춘선 신내역과 향후 개통되는 6호선 신내역, 면목선 경전철역 등 삼중 역세권이 형성될 예정인 일대의 잠재력을 살려 대중교통 중심 생활권으로 탈바꿈하고자 한다. 현재 북부간선도로로 가로막혀 있는 신내역과 신내3지구를 공중보행길(스카이웨이)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으로, 지하차도를 이용해야 하는 주민들의 불편하고 위험한 보행 환경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나아가 오랫동안 단절됐던 지역과 지역을 잇는 효과도 기대된다.
도로 위에 건설된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소음, 진동, 미세먼지 등의 공해 문제는 여러 차례 전문가 자문 회의를 통해서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는 의견을 받은 상태다. 향후 설계 단계에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최적의 공법을 채택해 적용할 방침이다.
박원순 시장은 “공공주택 비율을 OECD 평균보다 높은 10% 이상으로 높여나가 청년과 서민의 주거 안정을 강화하고, 주택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까지 공급량을 확보하겠다”며, “단순히 물량만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적인 모델을 다양하게 도입해 도시의 입체적 발전까지 이끌어내겠다”고 전했다. 또한 도로 상부를 활용해 주택을 지은 독일의 ‘슐랑켄바더 슈트라세’, 유휴부지에 혁신적 건축물을 짓는 프랑스의 ‘리인벤터 파리’ 같이 저이용 토지를 활용해 지역발전까지 이끌어내는 신개념 공공주택을 서울에서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지 총 74,675m2는 ‘신내4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될 예정이다.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되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환경‧교통영향평가 등 건축에 필요한 각종 심의를 통합 심의로 받게 돼 사업추진 절차가 대폭 간소화된다.
서울시는 주민 의견 수렴절차를 거쳐 연내 지구 지정을 마무리하고, 10월 중 국제현상설계공모를 통해 설계안을 채택할 계획이다. 2020년 지구계획 및 주택건설사업 승인, 실시설계를 거쳐 이르면 2021년 하반기 착공한다는 목표다. 2025년이면 실제 입주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글 / 유승정 기자, 자료제공 / 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