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륙도 가원
용호동 백운포 일대는 문명의 영향을 받기 전만 해도 풍광이 수려하고 맑은 볕이 잘 드는 고요한 터였을 것이다. 그러나 포구가 메워지고 군함이 들어오면서, 이곳에도 산을 가로지르는 산복도로가 생겨났고, 지금은 여느 곳과 다름없이 대형아파트가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처음 만난 대지는 큰길이 해군기지로 이어지면서 낭떠러지가 만들어져 접근이 불가능한 터였다. 도로와 대지 사이에 존재하는 10m 이상의 높이차를 극복하면서, 자연스럽게 진입로를 확보하고 도로 측면의 인위적인 옹벽을 완충하는 지형을 만들 수 있을까. 더불어 성토량은 최소화하면서, 대지 배면의 기존 산세와 전면의 펼쳐진 경관이 연속적으로 이어지게 할 방법은 무엇일까.
해법은 단순하다. 대지의 최상단인 도로에서 최하단의 마당까지 ‘갈 지’자로 이어지게 만들고 그 여정에 건축물이 편안한 위치에 자리 잡는 것이다. 건축물은 진입로에서 해안선 너머로 드러나기보다는, 계곡 안에서 고요히 망망대해를 바라보고 있다.
배치는 한옥을 닮았다. 바다로 열린 ㄷ자 집이다. 중심에 목재가 깔린 마당으로 비우고 외곽에 마당으로 열린 홑집으로 둘렀다. 집 내측 벽은 마당으로 열고 외측 벽은 무채색의 시멘트 벽돌로 단순하게 쌓았다. 무심한 외관은 바다의 수려한 풍경을 방해하지 않으며, 열려있는 내부는 우리의 집과 같은 편안함을 선사한다.
그렇게 완성된 오륙도 가원 레스토랑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랑하며 운영 시작과 동시에 부산의 명소가 됐다. 때문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급격히 늘어났지만, 그에 비해 자리는 턱없이 모자랐다. 이에 별도의 건물을 더 지어서 카페를 옮기기로 했다. 손님들이 실내보다는 온몸으로 바닷바람을 맞을 수 있는 수변공간이나 데크를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해, 카페로 이용될 새 건물은 자연의 소리, 바람, 물을 직접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 계획했다.
카페는 계획 초기부터 염두에 두었던 곳, 마당을 품은 ‘ㄷ’자형 본 채의 경사면 아래에 자리한다. 땅 전체를 가로지르는 얇은 선형의 채를 더하되, 몸을 낮추고 형태를 단순화해 건물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고자 했다. 부지 초입에서 바라보면 먼발치에 가만히 앉아있는 형국이다. 바다를 향해 열린 모습에서는 병산서원의 만대루가 떠오르기도 한다.
이렇게 카페는 멀리 보이던 방파제 주변의 산만한 풍경은 가리고 지붕 너머로 아련히 반짝이는 수평선은 마당 안으로 들인다. 마침내 빈 곳의 허전함을 채우고, 오륙도 가원이 완성되었다.
Completed in 2011, the Oryukdo Gawon Restaurant has become a hotspot in Busan not long after its opening.
As the space was not even sufficient due to the increasing visitors, the decision was reached to build a new space to move the cafe to.
Taking into account that visitors prefer a waterfront space or an outdoor deck where they can feel the sea wind with their whole body, the new building is designed as a space in which people can experience and feel with their own senses the sounds of nature, wind and water.
The site for the extension work was determined at an early stage of the project. From the entrance at Oryukdo Gawon, people can find the cafe humbly sitting in the distance. Opened to the sea like Mandaeru of Byungsan Seowon, the cafe appears as a slim linear shaped building running across the whole site at the foot of the slope under the ‘U’ shaped main building embracing a courtyard. To hide its architectural presence as much as possible, the extension is designed to stay low in a simplified form. The extension cafe blocks the messy landscape around a breakwater in the distance while providing the view into the courtyard of the glittering horizon over its roof. At last, a lonesome emptied space is filled and Oryukdo Gawon is completed.
작품명: 오륙도 가원 레스토랑 / 설계: 정재헌(경희대학교 건축학과) + 모노건축사사무소 / 설계담당: 임용식, 이윤호 / 위치: 부산광역시 남구 용호동 / 용도: 제2종 근린생활시설 / 대지면적: 9434㎡ / 건축면적: 592.41㎡ / 연면적: 592.41㎡ / 규모: 지상 1층 / 건폐율: 6.27% / 용적률: 6.27% / 구조: 철골조 / 외부마감: 시멘트벽돌 / 사진: 박영채
작품명: 오륙도 가원 카페 / 설계: 정재헌(경희대학교 건축학과) + 모노건축사사무소 / 설계담당: 염수희 / 위치: 부산광역시 남구 용호동 / 용도: 제2종 근린생활시설 / 대지면적: 9434㎡ / 건축면적: 144㎡ / 연면적: 144㎡ / 규모: 지상 1층 / 높이: 3.3m / 주차: 41대 / 건폐율: 7.96% / 용적률: 7.96% / 구조: 철골조 / 외부마감: 시멘트벽돌 / 구조설계: 기찬호 (en구조) / 시공: ㈜태인건설 / 조경: 김용택 (knl) / 설계기간: 2012.09-2013.11 / 시공기간: 2013.11-2014.02 / 건축주: 최광림 / 사진: 박영채
Project: Oryukdo Gawon Cafe / Location: Yongho-dong, Nam-gu, Busan, Korea / Architect: Jeong Jae-heon / Project team: Oh Hyun-seok / Structural engineer: Kee Chan-ho (en structure) / Construction: Tae In construction / Landscape architect: Kim Yong-taeg (knl) / Client: Choi Gwang-lim / Use: culture facility / Site area: 9,434m² / Bldg. area: 144m²/ Gross floor area: 144m² / Bldg. coverage ratio: 7.96% / Gross floor ratio: 7.96% / Bldg. scale: one story above ground / Structure: steel frame / Exterior finishing: cement brick / Design: 2012.9~2013.11 / Construction: 2013.11~2014.2 / Photograph: Park Young-ch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