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상무소각장 부지에 조성될 광주 대표도서관의 설계공모 결과가 발표됐다. 혐오시설에서 문화시설로 환골탈태하는 재생 사업의 청사진을 마련한 주인공은 세르비아 출신의 건축가, 브리나슬라프 레딕(ARCVS)으로, 부지 전체를 가로지르며 소각장까지 연결되는 거대한 ‘브릿지형 도서관’을 메인 컨셉으로 한 안을 선보였다.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수평적 랜드마크를 제안한 당선작을 토대로, 옛 소각장 부지는 분쟁과 갈등의 상징이라는 오명을 벗고 지역사회 화합의 구심점으로 거듭나게 될 전망이다.

 

 

 

광주시 서구에 위치한 상무지구는 1990년대 후반, 업무, 상업, 주거의 결합을 목표로 형성된 신도심이다. 그 조성 취지에 걸맞게 9천여 세대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완공됐고, 시청을 비롯한 다수의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이곳으로 이전했으며, 현재까지도 여러 상업 및 생활편의시설이 들어서고 있으니 명실공히 광주의 중심지라 할 만하다.
이런 상무지구 북서쪽에 위치한 소각장은 지난 2001년, 주민 반대를 무릅쓰고 가동을 시작한 이래 지속적으로 지자체와 주민 사이의 갈등을 유발해왔다. 십여 년 넘게 이어진 민원이 수렴된 것은 2016년. 상무지구 내의 모든 아파트가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의 영향권에 포함된다는 연구 결과 공개를 계기로, 시는 마침내 소각장 폐쇄를 결정했다.

이후 시는 혐오 시설이었던 소각장 부지를 도시의 일부로 환원시키기 위해, 약 2년여에 걸쳐 전문가 및 주민들과 함께 방법을 모색했고, 그 결과 대상지를 문화를 통해 재생하자는 합의를 도출하게 됐다.
이에 따르면 재생사업은 총 2단계로 나누어 진행되는데, 그중 1단계가 바로 광주 대표도서관 건립이다. 연면적 11,000㎡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교육·문화 시설로, 국비와 시비, 총 392억 원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다. 독특한 장소성을 비롯하여 개발과 재생, 문화와 지식, 행정과 시민참여 등의 가치들이 녹아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시는 그 의미를 담아낼 최적의 안을 선정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국제설계공모를 개최했다. 

 

 

 

 

 

약 3개월간 진행된 공모에는 61개국 814팀이 등록했으며 최종적으로는 33개국 13 작품이 출품하여, 특별한 과정을 거쳐 특별한 대상지에 들어서게 될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민현식(심사위원장, 기오헌), 김성홍(서울시립대학교), 최문규(연세대학교), 오세규(전남대학교), 최경양(한샘건축사사무소), 토마스 보니에르(Thomas Vonier, UIA 회장), 로버트 그린우드(Robert GreenWood, 스노헤타 대표), 국내·외 총 7명의 저명한 건축가들이 심사를 맡아, 당선작과 2, 3등, 9개의 우수작까지, 총 13개의 최종 수상작을 선정했다.

 

 

 

 

당선작은 지표면 아래의 공간과 소각장을 연결하는 브릿지를 다양한 기능을 담는 공간으로 제시한 안으로, 특히 브릿지 내부공간이 도서관의 새로운 전경을 만들어 내는 점이 특징이다. 이로써 도서관은 광주라는 도시 공간적 측면에서 기존 시설물과 강력한 연계되는 이미지를 창출하며, 주변 공간이나 환경과도 조화를 이루는 뚜렷한 수평적 랜드마크를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방식은 혐오 시설인 옛 소각장 부지를 시민들을 위한 시설로 탈바꿈한다는 사업 취지에 부합하는 점에서 특히 호평을 받았다.

 

 

2등작은 이종철 (주.건축사사무소 원우건축, 한국), 3등작은 박성기(Studio Sunggi Park, USA)와 젠유 카오(JWJZ Architecture, China)의 작품이 선정됐다.
당선작에는 용역비 17억3000만 원 상당의 기본 및 실시설계 추진에 대한 우선협상권이 부여된다. 시는 올 연말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를 마친 뒤, 내년 상반기에 공사에 착수하는 등, 2022년 개관을 목표로 후속 작업을 진행해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든 수상작은 오는 17일부터 21까지 광주시청 1층 시민숲에서 전시된다. 2022년 광주시민들을 찾아올 지역 대표도서관이자 문화복합시설의 청사진을 만나보길 바란다. 글 / 전효진 기자

 


 

2등작
이종철 (주.건축사사무소 원우건축, 한국)

대도시의 도서관은 교육과 문화를 아우르는 복합체로서의 역할, 시민의 일상을 풍성하게 만들 임무를 지니고 있다.
산책로를 컨셉으로 시민의 일상과 함께하는 도서관을 제시한다.
건물은 대지 주변에 조성될 산책로 한가운데 자리한다. 시민들은 산책로를 거닐다 자연스럽게 도서관으로 진입하고, 그 안에서 여러 층이 연결된 수직 산책로, 지식의 산책로를 만나게 된다. 이렇게 산책의 루트는 건물 전체로 확장되며, 이 과정에서 곳곳에 마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함으로써 일상은 한층 더 풍요로워진다.

 


 

3등작
박성기(Studio Sunggi Park, USA)

도서관은 과거를 현재로, 현재를 다시 미래로 이끄는 공간이다. 광주의 역사와 도서관의 본질적 속성을 결합하여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광주시민들이 지식과 가치를 공유하는 장소를 만들고자 한다.
대지는 일부가 오려지고 들어 올려지면서 거대한 단일 매스로 변환되고, 남겨진 전면부에는 넓은 광장이 조성된다. 이때 거대한 매스는 기존의 대지 레벨과 이어진 경사 지붕으로 덮이며, 이러한 지붕 광장은 전면의 광장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됨으로써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광주의 새로운 아고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3등작
젠유 카오(JWJZ Architecture, China)

진정한 대도시는 시민의 일상을 포용할 때 완성된다. 자유, 개방성, 통합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광주 시민의 일상을 담아내는 도서관을 제안한다.
지식을 나누고 문화를 즐기며 휴식을 취하는 일상적 공간을 형성하기 위해 건물은 땅으로부터 띄워진다. 이렇게 생겨난 하부 공간은 부지 남쪽에 조성된 공원과 연결되면서 더 유연하고 거대한 공공공간으로 진화한다. 이때 건물 외피는 시각적으로 주변과 자연스럽게 통합될 수 있도록 미세하게 반짝이는 산화알루미늄으로 덮어, 건물 그 자체를 도시 풍경의 일부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