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스 코스모 치과
외관 디자인, 특히 마감재의 색감과 물성에서 은은하게 풍겨나는 맑고 깨끗하고 정갈한 분위기, 그러고 보니 치과 진료를 통해 희망하게 되는 치아의 이미지를 건축공간으로 치환한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첫인상은 병원과 주택이라기보다는 근린생활시설을 연상케 한다. 그 위치 때문이다. 대지는 연구단지와 이웃하는 일반주거지역이어서 비교적 차분한 장소성을 가진다. 전면으로는 30m 도로에 접하고, 좌우 측면으로는 6m 도로와 면한다. 세 면이 가로이다 보니 건물은 마치 홀로 서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조용한 장소적 특징을 외면하지 않으려, 건물은 소음 같은 공간을 지양하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압출성형시멘트패널과 그 위를 표피처럼 덮고 있는 라인징크판, 투명한 유리 등의 마감재가 이웃한 적벽돌 건물이나 도장된 콘크리트 건물들 사이에서 차별성을 갖게 한다. 환하고 세련되었다 여겨질 뿐 유난스럽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수수한데 자꾸 시선을 두게 된다. 지층에서 지하를 들여다보며 내려가게 되는 구조, 각 층마다 공유하게 되는 데크, 지층의 널찍한 마당 등 반 외부적 공간들이 주변과 소통을 시도하는 것처럼 느껴져 이 또한 친근하고 경쾌하게 다가온다.
매스의 형태 역시 기존 건물들과 다르기도 하고 동시에 가로에 접한 여느 건물 같기도 하다. 일상적인 입면은 가로와 나란히 평행선을 만들고 있어 극히 평범하다. 단, 그 입면들 사이에서 살짝 어긋나고 틀어진 매스, 그 하나로 차별성을 꾀하고 있다. 병원이나 의료시설에서는 기능상의 조합에 의한 방사형이나 편복도형의 공간이 전형적인 형태로 제안되곤 한다. 그러한 공간들이 폐쇄적인 경향을 갖는 것에 비해 이곳에서 경험되는 진료공간은 다소 다르다. 조금씩 방향을 달리하는 외부로의 조망이 이루어지는 선형의 흐름을 제안하고 있어서다. 넓지 않은 대지 안에서 각 매스들의 방향을 ‘살짝 틀어놓은’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마감재를 봐서도, 공간의 구성과 배치도를 봐서도, 잠잠하게 그러나 인지도 있게 치과의원으로서의 존재를 알리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공감하고 이해하게 된다.
프로젝트명: 림스 코스모 치과 / 위치: 대전광역시 유성구 도룡동 397-1 / 설계: 건축사사무소 OCA / 설계담당: 문희경, 최희모 / 용도지역: 일반주거지역 /주용도: 치과 의원, 주택 / 대지면적: 420.7m2 / 건축면적: 251.68m2 / 연면적: 1,011.11m2 /건폐율: 59.82% / 용적률: 173.31% / 층수: 지하1층, 지상4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 설계기간: 2006.03 – 2006.09 / 완공: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