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후·진·지 되지 않기(Learning from U·R projects)
국내에 시행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은 한해 선정되는 대상지만 해도 최소 60개가 넘을 정도로 많다. 관련 분야에서는 ‘도시재생’이란 말이 하루에도 수차례 언급되고, 지자체는 도시재생사업을 유치하는 데 기를 쓰고 달려든다.
대다수는 매체에서 바람직하고 모범적인 사례로 알려지지만, 현실은 애초에 계획한 것과 다르게 진행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공무원, 전문가, 주민 등 사업을 위해 모인 참여자들의 의견이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리기보다 충돌하고 어긋난 경우가 많아서다.
저자는 충주시와 경기도의 도시재생사업 현장에서 총괄 코디네이터로 일하며 도시재생의 민낯을 보았다. 참여자들의 서로 다른 생각과 욕망이 부딪힐 때마다 ‘왜 힘들고 어려운지, 누가 문제이며 무엇이 필요한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답은 참여하는 태도에 있었다. 참여자들이 갖춰야 할 자세를 바로잡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업이 후행(퇴)하는 ‘후진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성공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역량 강화’보다 ‘마인드 장착’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총 세 장으로 구성된 책은 저자가 도시재생사업의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철학을 바탕으로 서술된다.
첫 장은 ‘사업’을 구상하며 주의해야 할 점이나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나름의 노하우와 생각을 나눈다. 또한, ‘지원조직’, ‘행정’, ‘주민’, ‘청년’, 각 참여 주체의 입장에서 가져야 할, 가졌으면 하는 마음가짐을 이야기한다.
다음으로는 그간 충주를 탐문하며 찾은 건축적 기록부터 여러 사업 제안들, 현실적인 한계, 성공 사례까지 도시재생의 희로애락을 다룬다. 외부인 수요를 늘려 충주 구도심을 활성화하고자 한옥을 여행자 공간으로 개조한 민간 프로젝트 ‘BTLM1960’. 경기도 연천군의 빈집을 호텔로 탈바꿈한 공공 프로젝트 ‘백의리 마을공유호텔’. 저자가 실제로 맡았던 두 민간/공공 사업을 소개하며, 그 속에서 얻은 교훈을 토대로 ‘한국형’ 도시재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마지막 장에는 저자가 국토교통부와 충북 지역 신문인 ‘충북넷’에 연재한 칼럼을 모았다. 도시재생사업에 관한 철학과 방향, 사업에 참여하며 느낀 점, 관련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전한다.
이 책은 저자의 경험을 들려주는 식이라 주관적일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그 누구라도 공감하며, 성공적인 도시재생에 필요한 가치관과 태도를 정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 다수의 욕망과 이해가 얽힌 혼란 속에서 어떠한 길을 가야 하는지 생각을 정리해 줄 일상적 지침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