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세원
파주출판단지 중에서도 마스터플랜 상 ‘도시의 섬’이라는 콘셉트 구역에 들어 선 건축물이다. 출판도시 1단계 건축지침과는 다른 지침이 적용되는 곳이다. 건축의 형태가 아니라, ‘영역’을 매개로 배치의 방안이 지정된 특수한 건축유형이 요구되는 장소다.
주어진 사다리꼴 형상의 대지에 지침 상 건물 내부를 관통하는 공공영역이 지정되어 있어서 두세 조각으로 나누어진 건물의 형태가 제안될 수밖에 없다. ‘하나의 건물이되 지침이 요구하는 분절’ 코드에 충실하도록 두 개의 매스가 나누어져 병렬 배열되어 있다. 눈여겨보게 되는 것은 지침에 따른 두 매스를 하나의 건축물로 연계하는 방법이 각 층마다 다른 모습으로 적층되어 있다는 점이다.
1층에서는 두 매스의 매개적 요소로 복도가 조성되어 있다. 이름 하여 ‘그린 코리도 홀’로, 두 매스를 나누기도 연계시키기도 한다. 2층에서는 이 영역이 보이드 되어 있어서 물리적으로 명확한 분절이 이루어진다. 대신 브리지가 매개공간이 되어 두 매스를 연결한다. 2층의 경우 지층에서 이루어지는 진입공간도 흥미롭다. 2개 층 높이의 필로티 기둥 사이에 꽤 높고 긴 계단부가 자리한다. 매스 하나의 너비만큼이나 널찍한 계단을 거쳐 브리지로 이어지는 동선이다. 높이도 넓이도 웅장해서 자칫 압도적일 법도 하지만, 친근한 물성과 형태인 목재 벤치형 계단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계단 형식을 갖춘 야외 쉼터처럼 다가온다.
지침을 응용한 1, 2층에 비해 3, 4층은 지침과 다른 질서를 선보인다. 각 공간들을 내부와 외부로 나누어 층 안에서 다양한 매스와 다양한 공간으로 다시 전개되고 통합되도록 한 것이다. 15평 남짓한 기숙용 시설과 옥상 데크가 흩어져 교차하는 4층 옥상이 그러하다. 지침이 요구하는 매스의 단순한 구성을 각 층 내부의 조직들을 흩트리는 방식으로 변화를 준 것이다. 덕분에 각 공간들은 강한 독립성을 갖추게 된다. 이는 임대를 염두에 둔 분절에 대한 대안이기도 한데, 실제 임대로 들어온 업체들이 가장 좋아하는 요소다.
건물은 파주출판도시 거의 초기의 작업으로서, ‘도시의 섬’ 영역에 대한 건축유형의 실제적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위치: 경기도 파주출판도시 (문발동 534-4) / 대지면적: 1,330.80㎡ / 건축면적: 703.63㎡ / 연면적: 1,801.36㎡ / 건폐율: 52.87% / 용적률: 129.02% /규모: 지하1층, 지상4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 외부마감: 노출콘크리트, 투명복층유리, 목재 등 / 내부마감: 수성페인트,에폭시코팅,노출콘크리트 / 설계기간: 2000.08~2001.01, 2005.01~2006.02 / 시공기간: 2006.02~2007.04 / 건축설계: 형원균, 백은정 / 감리: 형원균 / 구조: 미래 ENC / 기계: 세아엔지니어링 / 전기: 하나 에이취테크 / 시공: 동녘건설 / 사진: 김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