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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암사거리 고가하부공간 활용 공공공간 조성 설계공모에서 ‘심플렉스 아키텍쳐Simplex Architecture‘가 당선했다.
서울역 고가도로가 산책길로 재탄생한 지 어느덧 2년, 전면 철거를 검토할 만큼 흉물 취급을 받던 고가도로는 이제 명실공히 서울의 새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사실 서울역 고가는 시설물이 노후화되기 전까지는 지난 수십 년간, 서울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그 위용을 자랑해왔었다. 그랬던 서울역 고가조차도 도시 미관을 해치는 계륵 같은 존재로 전락했는데 하물며 다른 고가들의 운명이라고 다를까. 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음에도 조망권과 일조권을 침해하는 방해물이라는 꼬리표를 떼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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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최근 들어서는 이런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서울시에서는 상대적으로 활용도가 낮은 고가도로 하부 공간을 지역 커뮤니티의 거점으로 탈바꿈시키는 ‘고가하부공간 활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형 SOC모델 확립과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이 사업을 통해 올해도 4개소가 새 단장을 할 예정이다.
서울시 성북구 종암동, 종암사거리를 지나가는 내부순환로 고가 하부도 올해의 사업 대상지 중 하나다. 상습 정체구간으로 꼽힐만큼 많은 차량이 지나다니는 고가도로지만, 도시적인 측면에서는 지역의 생활권을 단절시키고 보행 흐름을 끊는 부정적인 영향도 미치고 있기 때문에 개선의 필요성이 절실한 곳이다.
주어진 부지는 10m 높이의 고가 밑, 총 면적 약 1300m2 정도의 유휴공간. 주변이 도로로 둘러싸인 교통섬인데다 바로 인근에는 간선도로 진입구간까지 위치해, 항상 많은 차들로 인한 소음과 매연, 미세먼지 등에 노출되어 있다. 바로 옆에는 복개된 정릉천도 흐르고 있지만,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악취가 심하며 이용률도 낮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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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방치된 유휴공간을 새로운 유형의 공공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설계공모전을 개최했다. 주요 과제는 생활권 규모에 비해 부족한 커뮤니티 시설과 생활체육 시설을 확보하는 것. 이때 커뮤니티 시설에 도입할 수 있는 혁신적인 프로그램도 함께 제시돼야 하며, 체육시설은 배드민턴, 농구, 족구, 게이트볼, 풋살 등이 가능한 복합 공간이어야 한다.
90여 팀이 참가 신청을 했으며, 5인의 심사위원단(국형걸이화여자대학교, 우대성건축사사무소 오퍼스, 윤종수아리건축사 사무소, 장윤규국민대학교, 조진만조진만 건축사사무소)은 제안서 및 PT 심사를 거쳐, ‘심플렉스 아키텍쳐’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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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작은 영유아와 유소년, 그리고 노년층을 중심으로 하는 커뮤니티 시설을 통해,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지역 간 단절을 극복하는 방안을 제시한 안이다.
마스터플랜의 핵심은 대상지로 접근하는 기존의 동선 체계를 반영하여 대상지 내에서의 주 동선을 설정하고, 신축 시설물들은 그 동선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지점에 배치하는 것. 자연스러운 보행 흐름을 강조함으로써 단절된 커뮤니티를 회복하고 확장하겠다는 개념이다.
이에 따라 푸드마켓, 문화창고, 화장실, 주민센터, 다목적 체육공간이 대상지 곳곳에 흩뿌려지듯 들어서고, 그 사이사이에는 잔디나 데크를 깐 외부공간이 조성되어 대지 전체를 아우르는 흐름을 만들어 낸다. 특히 눈에 띄는 요소는 시설물의 벽체와 지붕 역할을 하는 경량 목구조체다. 조밀한 목구조체는 각 공간의 성격에 맞춰 변형되면서 매연, 소음, 미세먼지, 악취와 같은 외부의 환경적 조건을 적절히 조절한다.
더불어 이렇게 형성된 공간은 각각의 고정된 프로그램과 유동성을 동시에 지니기 때문에 이용자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얼마든지 변용이 가능하다. 다목적 체육공간은 운동, 공연, 상영 등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 가능하며, 커뮤니티 공간들은 내외부가 연계되어 플리마켓, 전시, 소규모 모임 등의 행위를 담는 식이다. 천정 구조물에는 이를 위한 여러 설비가 설치되며 필요에 따라 상하좌우로 이동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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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자에게는 기본 및 실시설계권이 주어지며, 정확한 사업 시행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후속 작업은 발주처와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이뤄질 예정이다.
도심 속 작은 공간들을 어루만지는 이러한 노력이 일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디딤돌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한다.
글 / 전효진 기자, 자료제공 / 심플렉스 아키텍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