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지민 기자
전라북도 전주의 관문인 전주역사를 증축하기 위한 국제설계공모에서 시아플랜 건축사사무소가 당선됐다.
한국 남서부 지역을 대표하는 도시, 전주는 한옥 마을, 풍남문, 전동 성당 등 한국 근대사에서 중요하게 꼽히는 문화적 장소와 역사적 사건들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전통문화유산과 지역의 자연환경을 보존하는 동시에, 가장 한국적인 문화도시로 발돋움하려는 목표를 갖는다. 이에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노후화된 전주역과 주변 부대 시설들을 개선하고 편의 시설을 확충하고자 국제설계공모를 열었다. 미래지향적인 전통역사 도시로서 이 일대를 풍요로운 시민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자 한다.
한옥 형태의 기존 건물은 그대로 유지하여 지역·문화적 가치를 계승하는 동시에, 주변 도시 조직을 세밀하게 고려한 철도역사 계획안을 제시해야 한다. 3,300m2의 증축 공간(여객, 역무, 지원시설), 주차장 및 편의시설, 연결 동선, 교통 체계 시설, 광장, 그리고 조경까지 아우른 공간 설계가 조건이었다. 추정 설계비는 약 21억 원, 공사비는 약 340억 원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 5월 31일, 국내외 건축가를 대상으로 공고했다. 총 21건의 작품이 접수된 가운데, 하니 라시드Hani Rashid, 피터 페레토Peter Feretto, 최문규연세대학교, 장윤규국민대학교, 김찬중더시스템랩, 김병찬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 이상 국내외 건축가 5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공정하고 엄격한 심사를 거쳐 9월 26일, 최종 결과가 발표됐다.
당선작인 시아플랜 건축사사무소의 ‘Borrowed Scenery, 풍경이 되는 건축: 과거와 미래의 공존’은 역사 내에 전주의 생태환경을 고려한 내부 정원을 계획했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모습을 담았을 뿐 아니라, 전통 한옥 형태의 기존 역사를 유지하여 구 역사와 신 역사가 하나의 풍경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도시 내 새로운 녹색 심장부가 될 광장을 조성해 차별을 두었으며, 광장 옆 부지와 지하에 주차장을 구상하여 철도 이용객의 편의성도 고려했다. 부지 초입부터 지하층 중앙에 조성된 빛의 정원을 거쳐 승강장까지 곧바로 연결되며, 증축된 건물 내 정원과 휴게공간, 문화공간으로 동선이 자연스레 이어진다.
당선자에게는 기본 및 실시 설계권이 부여되며, 공모안을 바탕으로 2021년 상반기에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2024년 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전통 한옥을 품은 새로운 전주역은 자연환경과 지역 전통을 아우르는 전주의 첫 관문이자 또 다른 관광 자산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자료제공 / 시아플랜 건축사사무소, 한국철도시설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