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헌
이로재김효만건축사사무소 | IROJE KHM Architects
건축은 수려한 산세에 둘러싸인 채 물과 맞닿아 있다. 아니, 물 위에 떠 있다. 다소 과장된 극적인 표현이라는 것 안다. 하지만 아니라고 정색할 이유도 딱히 없다. 강원도의 청정한 산수의 풍경에 묻혀 일체화 된 자연의 일부, 그렇게 인식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위치고 형태며 물성을 갖추고 있어서다.
대지와 맞닿아 흐르는 북한강은 좌우 수평으로 펼쳐져 있고, 강물 건너편으로 전형적인 조선의 산세가 파노라마처럼 하늘을 수놓고 있다. 잠잠하고 고요한 강물과 철철이 오색창연 자연의 아름다움과 숭고함을 보여줄 산세, 이 회화적 요소들을 결코 놓칠 리 없다. 모두 건축 안으로 성큼 들어와 공간의 일부가 되어주길 바랐음을 당연지사다. 건물의 배치, 상부 계단식 옥상정원, 옥상정원이 만들어내는 실내 경사 천장선, 안마당의 바닥선, 거실의 거대한 전면 창 등 집을 대표하는 모든 건축적 요소들이 ‘풍경 지향적’인 것은 그런 의미일 것이다.
다각 부정형의 대지와 동일하게 다각 부정형의 매스 하나가 기다랗게 자리한다. 매스는 수영장이 있는 마당을 품고 있는데, 강과 건축을 소통시키는 ‘연장된 강’으로서의 의미가 부여된 것이다. 안마당 양측면은 경사로로 구성된 옥상정원의 출발점 혹은 순환로의 일부로 존재하기도 한다. 즉, 수영장과 녹지가 있는 안마당과 계단식 옥상정원 전체가 하나의 연속된 조경적 장소로서 순환이 이루어진다. 옥상 전체가 계단식 동선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다양한 레벨로 조성되어 상층부 각 레벨의 침실들과도 직접 연결된다. 천혜의 자연 가운데 거하는 공간이니 만큼 ‘건축화된 자연’으로 이해하게 된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계단순환식으로 형성된 단면이 콘크리트 매스 위의 금속망으로 구성된 조형성과 연합된 모습은 분명 주변의 산세와 닮아 있다. 대지를 둘러싸고 있는 산을 의식하며 그 맥락의 일부가 되고자 한 의도가 역력하다. 사면이 강으로 또 산으로 둘러싸인 채 서 있는 또 하나의 인공적 자연, ‘섬으로서의 건축’으로 자리하고 있으니 ‘섬집(島軒)’이라는 이름이 참으로 어울린다.
작품명 : 도헌(島軒) / 건축가 : 김효만(HyoMan Kim) / 대지위치 :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 지역/지구 : 관리지역 / 주요용도 : 단독주택 / 대지면적 : 872.63㎡ / 건축면적 : 337.33㎡ / 연면적 : 628.02㎡ / 사진가 : 김종오 / 건폐율 : 38.66% / 용적률 : 57.21% / 규모 : 지하1층 지상2층 / 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 외부마감 : 노출콘크리트, 스탠레스 메탈망 / 내부마감 : 노출콘크리트, 색락카 / 설계담당 : 정수미, 오정민, 김아름, 김선희 / 구조설계 : 오성영 MOA 구조 / 시공사 : (주) 제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