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와 대전시 동구가 공동 추진한 ‘진실과 화해의 숲 조성 국제설계공모’에서 SGHS 팀의 ‘환유적 병렬구조Motonymic Juxtaposition‘가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이로써 한국전쟁 당시 수천 명의 민간인이 학살됐던 비극의 땅은, 화해와 치유의 상징이자 인권·평화·역사 교육의 장으로 거듭날 준비를 마치게 됐다.
1950년 6월 28일, 대전시 동구 골령골에서는 말로 다 하지 못할 처참한 사건이 벌어졌다. 열흘 남짓의 기간동안 아무 잘못 없는 민간인들이 아무 이유도 없이, 국가 공권력에 의해 무자비하게 죽임을 당한 것이다.
그렇게 희생당한 이들이 무려 수천. 충격적인 이 사실은 정부가 국가 공권력이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기까지 철저히 감춰져 왔다.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생겨나 활동을 시작한 게 2005년이니, 5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을 흘려보낸 후에야 우리는 이 비극적인 사건을 제대로 마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조성되는 ‘진실과 화해의 숲’도 과거사 정리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2005년 발족한 1기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한국전쟁 전후의 모든 민간인 희생자 유해를 발굴하고, 단일한 화해·위령시설의 건립을 정부에 권고했고, 정부는 이 의견을 수렴하여 역사적 상징성이 높고 접근성이 용이한 대전 동구 골령골 집단희생지 일원을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첫단계로 지난 9월, 대전시 동구 낭월동 12-2번지 일원, 9만 8천여㎡의 부지를 추모와 화해의 공간으로 재 조정하기 위한 국제공모전이 개최됐다.
설계 과제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역사적 사건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념관을 건립하는 것, 둘째는 비극적 사건이 발생한 대상지의 독특한 장소적 조건을 활용하면서 추모, 교육, 전시, 교류, 휴식 등 시민들의 다양한 활동을 위한 열린 공원을 설계하는 것이다.
공모에는 총 42개국 109팀이 참여했으며, 7인의 심사진(찰스 발드하임Charles Waldheim, 찰스 발드하임 오피스, 와로 키시Waro Kishi, 교토대학교, 프란시스코 사닌Francisco Sanin, 시러큐스대학교, 안드레아스 프라이즈Andreas Fries, 헤르조그 엔 드뫼롱, 이성관주.건축사사무소 한울건축, 정재헌경희대학교, 최이규계명대학교)은 2차에 걸친 심사를 통해 당선작과 9개의 입상작을 선정했다.
당선작 ‘환유의 병렬구조’는 한국전쟁이라는 비극적 사건과 희생자들의 역사적 기억을 숲의 공원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특히, 다음 세대로 하여금 역사의 가장 어두운 부분을 기억하고 반추하도록, 비극의 현장과 연결된 공간들을 포괄적으로 나타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지형을 따라 올라가며 추모공간이 배열되고, 주변 숲들을 확장하고 연결하면서 방문객들이 사색하며 걸을 수 있도록 설계 된 것이 특징이다.
행안부와 대전 동구는 당선작을 토대로 2022년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를 마치고, 2024년까지 건축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 아울러, 사업부지 내에 위치한 산내 골령골 사건(최대 7천명 희생 추정) 유해매장 추정지에 대한 발굴도 2022년까지 진행할 예정임을 밝혔다. 자료제공 / 새건축사협의회
당선작
SGHS
2등
Catacombe + Safari Architects
3등
남지원 건축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