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반세기 만에 인구가 200만에서 1,000만으로 압축 성장한 대도시다.
짧은 기간 동안 폭발적으로 도시 팽창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엄청난 수요가 뒤따랐던 도시기반시설은 효율성과 기능성, 그리고 공급 속도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시설에 대한 정의를 한정했다.
도시 팽창이 한계에 이르고 토지 이용계획에 대한 기능적 구분이 모호한 지금, 변화된 환경에 대응하는 도시기반시설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 다시 정의 내릴 필요가 있다. 도시의 조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시설 주변의 생활 영역과 긴밀하게 결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차원의 도시기반시설에 대한 실험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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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서울시는 도시 내 잘 이용되지 않아 방치된 도시기반시설 12곳을 대상지로 정하여, 새롭게 활용할 방안을 마련하고자 ‘서울형 저이용 도시공간 혁신 아이디어’ 공모를 열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저이용 도시공간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여, 가용부지가 부족한 서울에서 도시기반시설이 입체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서초구 효령로 고가 상부 일대를 비롯해 서대문구 연희IC, 중구 남산 1호터널 요금소 상부, 동대문구 회기로5길, 성북구 북부간선도로, 용산구 한남제1고가차도, 도봉구 도봉산역, 서대문구 연희지하차도 상부, 마포구 강변북로~하늘공원, 성동구 뚝섬로~응봉산, 용산구 이촌역 앞 도로~철도 상부, 용산구 용산동2가 주민센터 인근, 이상 12개 장소가 대상지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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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회는 이영석 어반인덱스랩 대표, 이장환 어반오퍼레이션즈 대표, 정재희 홍익대학교 교수, 차성민 씨오에스파트너스 건축사사무소 대표, 홍성용 건축사사무소 NCS lab 대표, 그리고 예비 심사위원인 조성욱 조성욱건축사사무소 대표으로 구성되었다.
12월 28일 공고를 시작으로 2월 8일까지 총 491팀이 참가 등록을 마쳤다. 제출된 179개 작품 중, 심사를 거쳐 129개의 아이디어를 선별했다. 최종 수상작들은 4월 4일부터 17일까지 전시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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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작인 조용준의 ‘Dust Capture’는 ‘강변북로~하늘공원’을 대상지로 정하고, 쓰레기 매립장이던 이 부지를 생태공원으로 복원하여 도시재생의 상징적 지역인 ‘한강-난지도 공원-하늘공원’을 연계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하늘공원과 한강을 잇는 보행공간으로써, 주변 경관과 어울리고 관련 시설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계절별 여가 프로그램들이 가능한 복합 앵커시설을 제안했다. 보행로 주변 곳곳에 미세먼지 측정, 공기 정화, 오염 상태를 시각화하는 타워들을 설치하고 서로 거미줄처럼 연결했다.
이 안은 미세 먼지에 대한 도시적 해결책을 제시하려 했고, 물리적인 디자인과 프로그램의 조화가 균형감 있게 구성됐으며, 아이디어의 구현 방안이 적절하게 제시됐다는 심사위원회의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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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과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500만원의 상금이, 우수상 수상자에게는 100만원의 상금이 지급된다.
도시 내 이용할 수 있는 토지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공 유휴부지를 재활용할 방안을 모색하는 일은 도시가 끊임없이 풀어가야 할 숙제와도 같다.
이번 공모를 계기로 저이용 유휴부지 활용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높아졌길 바라며, 채택된 아이디어가 실제로 구현될 수 있을지 추이를 지켜보길 바란다. 글/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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