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뜰 유치원
에디터 현유미 부장 편집 김예진
자료제공 이손건축
경기도 용인의 수지는 신도시보다는 젊은 도시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지역이다. 차로 20분이면 강남에 갈수 있을 만큼 서울과의 접근성이 뛰어나, 서울에 활동 기반을 둔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지의 또 다른 특징은 다도해처럼 넓게 퍼져 있는 구릉들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입지 덕분에 아파트 단지들도 풍부한 녹지를 접하고 있는데, 이는 노후를 보낼 주거지를 찾는 베이비붐 세대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즉, 수지에는 젊은 층과 은퇴를 앞둔 노년 층의 삶이 얽힌, 특별한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보육 시설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되었다.
유치원 부지로는 북쪽으로 경사진 땅이 주어졌다. 비어 있던 대지에는 대부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기 때문에 이 경사지는 남겨진 몇 안되는 부지 중 하나였다. 건축가는 처음으로 부지를 찾아갔던 날, 이곳에 마을과 같은 유치원이 들어선 모습을 상상했다. 그렇게 분절된 덩어리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군집형의 어린이 공동체가 들어서게 되었다.
주어진 조건이 까다로웠다. 건폐율은 20%에다 높이는 3층 이하로 짓되, 18개의 교실을 마련해야 했고, 각 층은 단차가 없는 평면이어야 했다. 해결책으로 지상층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곳에는 전부 교실을 배치하고, 부대시설은 대부분 지하에 두는 방법을 택했다. 지하를 가장 적게 절토하기 위해서 기단부의 형태는 명확한 장방형으로 계획하고, 그 위에 네 개로 분절된 매스가 올라갔다. 네 개의 매스는 조금씩 각도를 튼 채, 미세한 높이차를 유지하며 지형을 따라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외부에서는 각 매스가 분리된 듯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모두 같은 레벨을 유지하며 하나의 연속적 평면을 만들고 있다.
아이들은 숲속에 놓인 네 상자들 안에서 즐겁게 뛰놀고 서로 다른 크기의 공간을 넘나들게 된다. 길게 이어진 복도를 따라 파노라마처럼 펼쳐질 그 모습이 그려진다.
작품명: 아이뜰 유치원 / 위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 건축가: 이손건축 (손진) / 디자인팀: 정석훈 / 대지면적: 2,503m² / 건축면적: 495.135m² / 연면적: 2,939.798m² / 외장재료: 시멘트 벽돌, 홀드 블럭, 송판 무늬가 새겨진 노출 콘크리트 / 시공기간: 2014~2015 / 사진: 김종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