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평범한 복도가 흥미로운 경험과 휴식을 제공하는 특별한 장소로 탈바꿈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해 부터 건축가와의 협업을 통해, 건물 전체 면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무의미하게 지나치기 일쑤인 복도 공간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회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외부 전문가의 추천 및 심사를 거쳐 선정된 건축가 서승모가 ‘가설․가설․가설’이라는 주제로 과천관 3층 회랑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합판과 철근 등의 가설 자재를 섬세하게 조합해 다채로운 가구들을 만들어내고 이를 복도 곳곳에 배치함으로써, 이동만 하던 공간을 머물고, 읽고, 대화하는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거칠고 투박하며 미완의 느낌을 주는 가설 자재의 이미지는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시키며, 합판의 모서리나 질감, 조명 등의 디테일은 가설 자재가 험하게만 다뤄지는 재료가 아니라 질 좋은 마감재로서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내년 9월 30일까지 계속되는 전시를 통해, 복도, 그리고 가설 자재의 색다른 모습을 직접 만나보자.
– 문의: www.mmca.go.kr / 02.2188.6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