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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한강대교 가운데 위치한 노들섬까지 걸어갈 수 있는 다리가 개통된다.
오페라하우스 건립이 무산된 후 주말농장으로 이용돼왔던 노들섬은 2016년, 전면적인 활용방안 재검토를 거쳐 음악 중심의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을 시작하게 됐다. 이에 서울시는 오는 9월 재개장을 앞둔 노들섬 접근성을 향상하고,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더 나은 보행환경 조성의 일환으로, 한강대교 남단에 보행자 전용교, 일명 ‘백년다리’를 놓겠다는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30일 백년다리의 청사진이 될 국제현상설계공모 결과가 발표됐다.

 

 

당선작은 조선 시대의 배다리를 모티브로 삼은, 권순엽에스오에이피 SOAP 대표의 ‘투영된 풍경’. 구조적·경관적 기능을 담은 ‘공간의 켜’를 통해, 백 년 이상 쌓아온 한강대교의 ‘시간의 켜’를 구현한다는 게 핵심 개념이다.
새로운 백년다리는 기능적으로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보행로 역할을 하는 데크부와 이를 지지하는 구조부다. 이중 상부 데크는 완만한 언덕 형태의 구조물 8개로 이루어진다. 부유하는 배를 형상화한 구조물들을 이용해, 기존 한강대교와 조화로운 풍경을 연출하는 랜드마크를 만드는 것이다. 또한, 연속적으로 연결된 구조물들은 보행자에게 물 위에 떠 있는 배를 걷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며, 보행자들은 계속해서 높이가 달라지는 다리를 걸으며 한강과 도시의 풍경을 다양한 방식으로 조망할 수 있다.

 

 

백년다리가 기존의 아치 구조물 사이에 조성되는 점을 고려하여, 경관 감상에 장애물이 될 수 있는 아치 구조물은 식재를 통해 감추고, 보행자의 시야가 열리는 아치 아랫부분은 테라스 등으로 활용해 주변 풍경을 경계 없이 즐길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백년다리’ 자체를 머무름의 장소로 만든 점도 이 안의 특징이다. 데크 주변에 소음과 바람, 폭염과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꽃과 나무를 풍성하게 심어, 도심 속 높색 숲, 한강 위의 하늘정원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벤치, 전망 테라스, 야외 공연장, 선베드 등, 시민들의 휴식을 위해 곳곳에 마련된 시설들은 백년다리를 도시와 자연의 경계를 경험하고, 문화적 일상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케 한다.
아울러 노량진 방향으로 ‘백년다리’와 연결될 노량진 고가차도의 일부 존치구간에는 교통 약자를 위한 엘리베이터와 자전거 이용자를 고려한 계단을 설치해 다리로의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다.

 

 

이러한 디자인과 접근법에 대해 박선우 심사위원장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은 강을 건너는 경험을 콘셉트로 해석한 점, 명료한 조형 콘셉트를 지닌 곡선 디자인이 기존 한강대교와 조화를 이루는 점을 높이 평했다. 더불어 “백년다리를 뉴욕의 ‘브루클린 브리지’처럼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는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들고, 기존 교량의 안전성과 한강의 기후 등 어려운 여건 등을 감안하면서 획기적이고 창의적인 설계안”이라며 당선작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서울시는 당선팀과 설계범위 등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거쳐, 8월 중 계약을 체결, 연내 설계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 공사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한강대교 북단도 2022년을 완공을 목표로 보행교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40여 년 만에 보행자에게 돌아온 한강대교가, 도로 시설물로 단절됐던 노량진 일대를 연결하는 지역 활성화의 촉매제이자, 다리 위에서 한강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서울의 명소로 성공적으로 변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 전효진 기자, 자료제공 /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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