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섬과 용산을 잇는 한강대교 북단에 보행교가 신설된다. 그 청사진이 될 아이디어 공모전 수상작이 선정됐다.
서울시는 올해 초, 오랜 난항 끝에 재개장한 노들섬으로의 접근성을 개선하고자 ‘노량진-노들섬-용산’을 잇는 한강대교에 보행자 전용 다리를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사업은 한강대교 남단과 북단의 서로 다른 특성을 고려해 2단계로 진행되며, 지난 7월 노량진과 노들섬 구간(1단계)의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선정을 시작으로 본격화 단계에 들어선 상태다. 이후 서울시는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노들섬에서 용산 구간(2단계)을 대상으로 한 후속 공모전을 연이어 개최했고, 10월 29일 최종 당선작을 발표하면서 한강대교 전 구간의 새로운 청사진을 완성하게 됐다.
2단계 구간인 한강대교 북단은 남단과는 달리 아치형 구조물이 없기 때문에, 보행길을 제시하기 어려운 구조다. 때문에 일반인과 전문가로 부문을 나누어, 창의적인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구조적 안정성과 실현가능성을 고려한 현실적 해법들도 동시에 구하고자 했다.
45일간 진행된 공모에는 일반부문에 52개 팀, 전문가부문에 20개 팀이 참여했으며, 건축·교량구조·문화 등 7인의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진 평가를 통해 부문별로 대상 1팀, 최우수 2팀, 우수 3팀, 장려 5팀, 총 22팀이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일반부문 대상작으로는 기존의 쌍둥이 교각 사이에 접힌 듯한 형태의 보행교를 설치하는 ‘Undulating Bridge’가 뽑혔다. 수평적인 교각에 수직적인 변화를 더함으로써 보행자들에게 다채로운 높이에서 한강을 바라보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안이다. 보행교 자체가 구조적으로 자립 가능하므로 기둥 수가 최소화된다는 점도 이 안의 강점이다.
전문가부문의 대상은 ‘선형밀림’으로, 기존 교각의 양 측면에 캔틸레버형 구조물을 덧붙이는 아이디어다. 기존의 보행로 폭이 수평적으로 확장되므로 보행 환경은 한층 쾌적해지며, 확장된 보행로 아래에는 휴식, 독서,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여러 개의 방을 조성함으로써 공간 활용도도 높아지게 된다. 특히 연이어진 방으로 구성된 ‘아랫길’에는 수풀을 심고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정적 공간으로 만들어, 철저히 보행자를 위한 동적 공간인 ‘위길’과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공모에서 나온 다양한 아이디어를 타당성, 안정성, 시공성 등의 측면에서 면밀하게 검토하여, 한강대교 북단 보행교 기본구상에 녹여낸다는 계획이다. 올 연말까지 기본구상이 마련되면, 2022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내년 중 국제현상설계 공모가 개최될 예정이다. 자료제공 / 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