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렐루야교회
Hallelujah Christian Church
㈜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 JUNGLIM architecture
자연스럽게 굽이쳐 흐르는 진입로의 형태가 모 나지 않고 부드럽다. 하지만 가파른 골짜기 같이 느껴질 정도로 경사가 심한 편이다. 지형과 교회를 분리하거나 거부할 수 없을 만큼 자연적 입지가 강한 지형이다. 그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은 일종의 거대한 불문이었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산꼭대기에 놓인 노아의 방주가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되는 예배당이 세워져 있다. 방주에서 유추된 유기적 형태의 본당, 겹겹으로 파도치는 듯한 형상의 본당 저층부, 대지 깊숙이 끌어들인 진입로 등은 지형의 흐름이 이끌어낸 실질적인 결과물들이다.
노아의 방주를 모티프로 삼은 본당의 외피는 동판이다. 금속이 주는 기계적이고 딱딱한 느낌을 생각한다면 기우다. 세월이 흐르면서 비와 눈과 바람에 씻기고 닳아 부식되고 변색되는 재료로, 갈수록 연륜이 묻어난다. 지금 현재 동판의 자연스러운 노화는 주변의 자연 녹지를 닮아 자연과 이색적으로 어우러진다. 솔직하고 순수한 물성답다. 물고기 비늘처럼 낱개의 동판이 조각조각으로 붙여져 외피를 완성하고 있다. 빈틈없이 짜인 그 모습의 반사작용으로 호흡구멍처럼 나 있는 작은 창들의 나열이 더욱 강조되고, 선골(배의 구조)의 질감 또한 도드라진다.
지형을 따라 부드럽게 굽이쳐 오르고 있는 계단 역시 인위성을 최대한 누르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대지 깊숙이 묻혀 있던 돌덩이들을 파내어서 시멘트 모르타르에 자연스럽게 붙여 구성해 놓은 모습이다. 진입로에서부터 한 방향으로 나 있는 계단은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단순한 수직의 길로만 끝나지 않는다. 비교적 넉넉한 폭으로 모든 공간들을 접하고 있고 또 각 공간들을 이어주는 일종의 광장으로서의 역할을 갖추고 있다. 꽤 깊은 경사도를 이겨내며 혼자서 혹은 여럿이 함께 오르내릴 때 짧게나마 친교와 사색이 이루어지는 여정의 공간이 된다. 순례자의 길을 상징하는 애초의 계획에 충실한 모습이다.
계단과 교회 주변의 조경도 인위적이지 않다. 주변에서 자라는 잡풀, 야생화, 수목 등으로 조성되어 주변의 숲과 계단을, 산과 예배당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공간 전체 분위기를 주변의 자연으로 확장시킨다. 덕분에 계단은 널찍하고 자연스러운 오솔길이 되고 있다.
품페이의 어느 농부가 밭을 갈다가 수천 년 전의 유적인 굴뚝을 발견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후대의 어느 누군가가 본당 꼭대기의 십자가 탑을 발견하여 파보니 교회가 있었는데 약간의 손질을 거쳐 다시 하나님의 집으로 사용하게 된 곳이라는, 교회는 이런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기를 원하는 표정이자 모습이다.
작품명: 할렐루야교회 / 설계: ㈜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 위치: 경기도 성남시 야탐동 산 42번지 / 용도: 종교시설 / 대지면적: 12,686.00m² / 건축면적: 2,506.42m² / 연면적: 60,602.42m² / 규모: 지하9층, 지상4층 / 주차: 820대 / 건폐율: 19.75% / 용적률: 39.35% / 규모: 지하 9층, 지상 4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 라맨조, 일부 철골조 / 외부마감: THK30 화강석 버너구이, 화강석 흑두기, THK0.5 동판접기, 복층유리 등 / 설계연도: 1993년 / 시공연도: 1997년 / 건축주: 할렐루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