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보 주택 ‘기지’
BCHO Partners creates an interplay between light and shadow in GIZI with the perforated aluminum panels

BCHO 파트너스 | BCHO Partners 

 

 

서대문구 연희동 다세대 주택 촌에는 인근 경의선 숲길 개발로 각종 상업시설과 문화시설이 곳곳에 침투해 있다. 저층엔 근린생활시설이, 상층엔 주택이 공존하는 들쑥날쑥한 건물들이 수선한 풍경을 연출한다. 이곳 연희동 한 켠에 새 집이 한 채 들어섰으니, 집주인은 한국 현대추상미술의 선구자이자 단색화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박서보 화백이다. 설계를 맡은 조병수 건축가는 박 화백의 작품세계에서 나타나는 단순함, 깊이감, 그리고 미세한 변화가 숨 쉬는 건물을 만들고자 했다.

The GIZI Exhibition and Residence is a single building, housing four different programs with unique spatial definitions – a commercial space, a gallery, an office and a multi-family housing unit.
While the ground floor commercial space demanded easy visual recognition and street access, the gallery called for a more intimate and private setting for viewing and selling artwork, necessitating a more peripheral placement. The office space needed a calm atmosphere, and the individual residential units needed to be both separately divided yet connected through a central courtyard. In order to accommodate the disparate nature of these programs, each of the four was stacked vertically and unified into a singular mass.

 

 

 

 

집 이름은 ‘기지(GIJI)’. ‘터전, 기초, 근간’을 뜻하며, ‘기발한 재치’라는 의미도 있다. 박 화백의 갤러리, 업무공간, 그리고 결혼 60주년을 막 넘긴 박 화백 부부와 아들 부부, 손자까지 3대가 함께 사는 주택이 한 건물에 담겼다.
서로 다른 기능들이 수직으로 분리, 배치됐다. 1층은 작품 전시와 리셉션 용도로 사용된다. 수직 부재 크기를 최소화하고 장스팬의 캔틸레버로 열린 공간을 만들었다. 전면은 이끼와 돌, 마사토만으로 구성된 미니멀한 외부 정원을 바라본다.
상층의 주택은 3세대가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며 외부공간을 공유할 수 있도록 가구들을 수평, 수직으로 분할 배치하고 중앙에 중정을 두었다. 

 

 

The function of these programs centered around leading Korean painter Park Seo-bo. Known for his subtle and repetitive paintings, almost meditative in their consistency and rigorous candor, his ongoing conversation with BCHO on the building became a point of departure for probing a new architectural aesthetic regime. Park Seo-bo’s paintings layer their content, achieving a subtle depth and complexity, which draws the viewer into a new level of visual understanding. Likewise, the architecture aspires to reflect this gentle complexity.

건축가는 프로그램들의 각기 다른 특성들을 한데 어우르고자 단일 외피를 연구했다. 박서보 화백의 최근 묘법 시리즈의 주인공인 ‘공기색’을 차용해 빛과 공기의 흐름이 느껴지는 외피를 만들고자 했다. 박 화백은 ‘물색도 아니고 하늘색도 아닌 희끄무리한 색’을 공기색이라 말하는데, 조병수 건축가는 맑고 밝은 푸른색으로 빛의 각도에 따라 다양한 깊이감을 만드는 색으로 해석했다. 

 

 

 

 

 

When designing the ground floor gallery space, spatial and organizational flexibility were crucial. The size of each vertical support was minimized by using concrete filled tube (CFT) and post tension (PT) structural systems. Long span cantilevers realized a flexible, open space stretching toward the simple and abstract garden, composed of moss, rock and gravel­ – a contemplative environment for viewing the artworks in the adjacent gallery. Meanwhile above, the privacy of the three households is maintained by dividing the units along a central courtyard.

 

 

 

알루미늄 판재를 타공, 절곡하고 이어 붙여 빛과 공기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외장재를 만들어냈다. 외피의 원형 구멍들은 수직 방향으로 그 크기가 변하는데, 눈높이에서 그 지름이 가장 커, 70%의 개구율이 확보된다. 개구율은 눈높이를 기준으로 위, 아래로 갈수록 줄어들어 보는 각도에 따라 막혀 보이기도, 트여 보이기도 한다. 밖에서는 잘 들여다보이지 않지만 안에서는 비교적 잘 내다보여 프라이버시도 확보하고 통풍도 수월하게 했다.

타공판들은 둔각으로 절곡되어 연결되는데, 이 접힘이 자체적인 구조 강성을 확보하여 타공판들을 지지하는 고정 부속 자재의 양을 최소화한다. 또한 이 접힌 면들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빛의 반응(반사, 통과, 겹침)을 이끌어낸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내부의 육중한 매스와 중첩되어 시시각각 다채로운 깊이감을 만든다.

 

 

 

 

Rather than applying a number of different façades for each of the different programs, the architects devised a singular system that would coherently meet the wide spectrum of architectural needs while simultaneously reflecting a sense of depth and simplicity. Folded aluminum panels along the periphery of the building have various diameters of perforations to indicate a hierarchy of visual transparency, coaxing a visual connection with the building’s surroundings.

 

 

The panels are bent at obtuse angles, whose folds provide inherent structural rigidity, negating the need for any additional support systems. In elevation, these realize a dynamic interface, responding differently to the shifting sunlight. The changing display of the screen façade adds depth to the heavy, solid mass beneath.

 

 

 

 

박서보 화백의 묘법 회화는 선을 긋고 지우고 다시 긋는 반복에서 시작된다. 박 화백은 그림은 수신(修身)을 위한 수단이며 ‘묘법’은 마음을 비우는 행위라 했다. 그림 그리는 행위의 호흡만 남는 무념무상의 상태에 이를 때 화가와 작품이 하나된다고도 했다.
박 화백의 70년 그림 인생에 집적된 철학은 빛과 바람, 흙과 물성, 그리고 절제미를 건축세계의 근간으로 삼아 작업해 온 건축가 조병수의 철학과도 맞닿는 지점이 있다. 화가의 마음을 읽어내린 건축가는 마침내 ‘기지’로 화답했다.

 

작품명: 기지(박서보 주택) / 위치: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79-22 / 설계: BCHO Partners – 조병수 / 프로젝트 팀: 감민영, 정윤석(감리) / 구조설계: 동양구조 / 시공: 씨앤오건설(주) / 기계, 전기설계: ㈜하나기연 / 조경: 전용성 / 건축주: 박서보 / 용도: 단독주택, 전시공간 / 대지면적: 773m2 / 건축면적: 398m2 / 연면적: 1,997m2 / 규모: 지상 4층, 지하 2층 / 건폐율: 52% / 용적률: 145% / 구조: 철근콘크리트 / 외장마감: 노출콘크리트, 알루미늄 타공패널 / 내장마감: 노출콘크리트, 화이트오크 합판 / 설계기간: 2016.6~2018.6 / 시공기간: 2017.2~2018.6 / 사진: 세르지오 피로네 (별도표기외)
Project: GIZI(Park Seo-bo Residence & Exhibition Hall) / Location: Yeonhui-ro 24-gil, Seodaemun-gu, Seoul, Korea / Architect: BCHO Partners – Byoungsoo Cho / Project team: Minyoung Kim, Yoonseok Jeong(Supervision) / Mechanical & Electrical design: Hana E&C / Construction: C&O Engineering&Construction / Landscape: Yongseong Jeon / Client: Seo-bo Park / Use: residence & exhibition hall / Site area: 773m2 / Bldg. area: 398m2 / Gross floor area: 1,997m2 / Bldg. coverage ratio: 52% / Gross floor ratio: 145% / Bldg. scale: two story below ground, four stories above ground / Structure: reinforced concrete / Exterior finishing: exposed concrete, aluminum perforated panel / Interior finishing: exposed concrete, white oak plywood board / Design: 2016.6~2018.6 / Construction: 2017.2~2018.6 / Photograph: Sergio Pirrone (except as no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