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탄천과 한강 일대가 도심 속 생태 공간으로 거듭난다.
그 청사진이 될 ‘서울시 국제교류복합지구(SID) 중심 수변공간 조성 공모’의 당선작이 지난 28일 공개됐다. 당선작은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와 MVRDV, 조경설계 서안, 삼안, 한맥기술 컨소시엄의 ‘더 위브The Weave‘. 이로써 코엑스부터 잠실종합운동장 구간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도심 개발 사업의 전체 밑그림이 완성됐다.
국제교류복합지구는 코엑스~현대차 부지~잠실종합운동장으로 이어지는 총면적 166만m2의 지역이다. 이곳을 고부가가치 미래성장 산업인 마이스(MICE) 산업 거점으로 육성하는 것은 지난 2013년 발표된 ‘서울미래 100년 도시 계획의 기반 마련’과 같은 해 수립된 최상위 법정 도시계획 ‘2030 서울플랜’의 핵심.
이에 따라 서울시는 2014년부터 사업성검토와 타당성 조사를 통해 세분화된 사업 계획을 수립했고,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도시재생 구상 국제공모(2016)’,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국제지명공모(2017)’,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리모델링 국제지명공모(2018)’를 차례로 개최하며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해왔다. 이번에 개최된 ‘수변공간 설계공모’를 통해 탄천과 한강 일대의 수변공간 조성안이 확정됨으로써, 비어 있던 SID 개발 계획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 맞춰진 것이다.
약 63만㎡에 달하는 대상지는 한강과 탄천이 만나는 지점으로 국제교류복합지구의 주 보행축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생태학적으로 풍부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지역이지만, 현재는 콘크리트 인공호안으로 조성돼 차고지, 고가도로, 지하보도 등의 ‘기능적’ 공간으로만 쓰이는 실정이다. 또한, 강남과 송파는 인접 지역임에도 탄천로 인해 단절되어 있다는 점도 개선의 필요성이 시급한 문제였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탄천과 한강 본연의 특성과 매력을 살린 공간 조성’,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특별한 수변 휴식체험 공간 조성’, ‘강남과 송파를 잇는 보행교 신설’, 크게 세 가지를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그 최적의 안을 선정하기 위해 지난 8월 국제지명설계공모를 개최했다.
11팀의 사전 참가의향서 제출팀 중, 아이디어와 프로젝트 이해도, 팀 구성 및 유사프로젝트 수행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7팀이 지명참가자로 선정됐으며, 국내‧외 전문가 6인으로 구성된 심사진(강병근건국대학교 명예교수, 심사위원장, 김세훈서울대학교, 배정한서울대학교, 백경오한경대학교, 앤드류 파삼Andrew Fassam, 싱가포르 도시재개발청 도시계획국장, 데니스 파이퍼Dennis Pieprz, Sasaki Associates 디자인 본부장은 사전에 제시한 3가지 핵심 방향에 주안점을 두고 평가하여 최종 입상팀을 선정했다.
당선작인 ‘더 위브The Weave‘는 ‘엮는다’는 단어 뜻처럼, 대상지 일대를 다양한 형태의 보행로로 엮는 것을 주요 개념으로 제시한 안이다.
자연성 회복 측면에서는 수변을 곡선화, 자연화하여 하천 물길을 회복하고, 하천 수위 변동에 대응할 수 있도록 탄천 흐름에 적합하면서도 자연 경관을 살릴 수 있는 요소를 제안하였다. 수질 정화 수로를 설치하여 주변 지역의 표면수를 정화한 후 한강으로 흘려보낼 수 있도록 한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여가문화 공간 조성이라는 두 번째 과제는 주 보행축 끝에 위치하는 수변레저시설, 지면에서 자유롭게 솟아오른 보행교 겸 전망대, 여러 길들이 엮여 만들어지는 매듭 광장 등, 서로 다른 세대와 취향을 가진 이용자들을 두루 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시함으로써 풀어냈다. 특히 기존 구조물을 재활용해 홍수 시에도 안전한 수변시설물(동부간선도로 미술관)을 제안한 것이 독창적이라는 평이다.
마지막으로 탄천에는 강력한 이미지의 다발형 보행교를 신설하여, 지역의 랜드마크 겸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 오르내림이 있는 보행교는 다양한 레벨에서 공원의 보행 네트워크와 통합되고, 곳곳에서 아치형 전망대나 미끄럼틀 계단 등의 체험공간과 결합하며 , 수변공간과 도시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보행길을 구축하게 된다.
이 안에 대해 강병근 심사위원장은 “주변 도시 맥락을 조화롭게 받아들여 도시 활동의 밀도와 역동성을 선형이라는 하나의 설계 언어로 통일성 있게 풀어냈다”라며, “공모지침에서 요구한 생태적 아이디어는 물론 수변공간의 또 다른 역할인 도시민의 놀이와 휴식, 문화와 관광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도 당선작의 강점으로 꼽았다.
시는 당선팀과 연내에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설계를 시작하여, 2021년 6월 착공, 2024년 상반기까지 조성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시상식은 12월 16일 개최되며, 22일까지 일주일간 서울시청 본관 1층 로비에서 당선작을 포함한 7개 작품 전체를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도심 속 자연 자산인 한강 일대가, 천만 시민은 물론 내외국인 모두가 향유하는 자연 친화적 공간으로 성공적인 재탄생을 하길 기대한다. 자료제공 / 서울특별시(프로젝트 서울)
2등작
서영엔지니어링
3등작
Gustafson Guthrie Nich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