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프로젝트
복합문화시설에 관한 계획안이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하는 대지에 오래되고 낡은 건물이 앙상하고도 위태롭게 남아 있다. 혼자서는 더 이상 서 있기조차 힘든 모습에서 새집을 염원하고 노래하는 간절함이 느껴진다.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두꺼비 프로젝트라고 이름 지은 것을 보면 분명 그 뜻을 새긴 것으로 보인다. 노랫말은 지금의 ‘헌 집’을 내어줄 테니 부디 ‘새 집’을 달라고 하지만, 프로젝트는 헌집의 애절한 감성을 무너뜨리지 않고 지켜내고 있다. 오래된 과거의 공간을 유지한 터 위에 새로운 공간을 덧붙여 계획함으로써 헌집과 그로 인해 잉태된 새집을 공존시키고 있다. 마치 엄마의 태에 자리 잡은 신생아처럼 말이다. 건물 내부의 조도와 조형의 분위기에 젖어들면 실제로 대지라는 엄마의 품속을 거닐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것 같다.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단순하게 반복되는 동요의 리듬감은 건물의 배치와 구조, 실내외 조경, 가구 등을 디자인하는 모티프가 되어주었다. 단순히 외관 디자인에 그치는 게 아니라 기능상의 디자인에서도 소리, 즉 음악에 집중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음을 입구에서 메인 스퀘어까지 이어지는 동선을 따라 이동하다 보면 경험하게 된다. 공간 안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빛에 의한 시각적 경험의 강도는 조금씩 약해지고, 대신 청각적 집중도는 점차 높아지게 된다는 의미다.
전체 공간은 다른 너비와 다른 높낮이의 정사각형 두 개가 서로 겹쳐진 형태를 띤다. ‘라운지 스퀘어’에서는 시각이 먼저 반응하게 될 것이다. 은은한 빛으로 둘러싸인 분위기에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스며들게 되는 이곳에서는 F&B와 굿즈 등이 판매되고 리셉션 서비스가 이루어진다. 조금 더 깊숙한 곳에 자리하는 메인 스퀘어에 다가가다 보면 ‘시각’에서 ‘청각’ 으로 자연스럽게 감각의 전이가 일어나게 된다. 선별된 음악과 공연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이곳은 개방된 무대와 객석이 자리할 예정이다.
세월의 무게로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금이 가고 때가 타서 초라하기 짝이 없는 구닥다리 시멘트, 현대적인 감각이 물씬 풍기는 매끈한 알루미늄 패널, 참으로 이질적인 두 물성이 묘하게 어우러지며 자아내는 시크한 멋스러움이 상상된다. 시선과 청각이 매료되며 감성이 자극 받는 느낌이 그려진다. 그 강렬하고도 오랜 파장이 공간을 떠나고 나서도 한참 동안 여운으로 남아 맴돌 것만 같다.
작품명: 두꺼비 프로젝트 / 위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중부대로 / 설계: 스튜디오 밀리언이어즈(studio millionyears) / 디렉터: 장한영, 장한진 / 용도: 복합문화시설 / 대지면적: 1,247.1m² / 건축면적: 366.7m² / 재료: 알루미늄 패널, 스터코, 크리트 / 사진: 건축가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