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동 근생
Dogok Office Remodeling
표면에서 생성되고 있는 패턴에 입체감이 실려 있다. 그저 패턴이 아니라 실제로 뚫려 있는 자잘한 구멍들로 덮여 있어서 보는 각도와 방향에 따라 투시율의 차이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물의 외부를 감싸고 있는 익스펜디드 메탈 시트expanded metal sheet의 효과다. 반투명한 스킨을 만들어내는 재료로, 기존의 곡면형 매스와 새로 더해지는 부분 사이에 대화를 이끌어내고 관계를 엮어가는 방법으로 선택된 요소다. 매스와 스킨 사이에 생겨난 물리적 공간감과 거리감의 차이가 열려 있는 표면을 뚫고 다양한 표정을 표현해 내는 것이다.
대지는 대로변 교차로에 위치한 삼각형 모양이다. 기존 건물은 계단실이 강조된 원통형 매스로, 대지 형상을 따라 부채꼴 평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로형의 오프닝이 과도하게 길게 느껴지고, 붉은색 벽돌타일로 단조로운 마감을 보이던 기존의 입면에 새로운 성격이 부여된 것이다.
외부의 반투명한 스킨의 효과는 내부공간으로도 이어진다. 사무공간에서 블라인드처럼 작동하여 빛의 투과량을 적절히 조절해 주면서 동시에 바깥으로의 전망을 열어 주고 있다. 외벽에 자연 빛을 받는 오후에는 메탈 시트 안쪽에 자리하는 기존 표면이 강하게 드러나면서 단단한 껍질처럼 보이지만, 내부에 조명이 켜지는 야간에는 메탈 시트 밖으로 빛이 번져 나오면서 외부의 껍질은 더욱 투명해진다.
유리와 메탈로 가볍게 덧붙여진 새로운 스킨은 기존에 나 있던 가로 형태의 긴 창을 수직적으로 분할하는 효과도 있다. 결과적으로 입면에 드러나 있던 층의 질서와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어 자유로운 리듬을 만들어 낸다. 기존 콘크리트 벽에 장착된 채 내밀어진 철골조 캔틸레버 프레임 역시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때로는 겹쳐지고 때로는 분리되며 새롭고도 자유로운 패턴을 연출하고 있다.
임대 사무실 영역인 2, 3, 4층에 메탈 시트 스킨이 덧붙은 것과 달리 1층 저층부는 카페 등이 입점할 것을 고려하여 투명하게 정리되어 있다. 기존 건물 위로 돌출되어 있던 최상층 옥탑 공간에는 한 층 높이로 수직 루버가 설치되어 있어서, 덕분에 옥상 정원에는 안온한 공공의 휴게공간이 마련되고 있다.
작품명: 도곡동 근린생활시설 리모델링 / 건축가: 정현아 / 대지위치: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곡동 425번지 / 대지면적: 339.7m² / 건축면적: 169.66m² / 연면적: 941.68 m² / 건폐율: 49.94% / 용적률: 197.36% / 규모: 지하1층, 지상5층 / 구조: 철근 콘크리트조 / 외장재: 익스펜디드 메탈 / 구조설계: (주)터구조 / 기계: (주)보우기술공사 / 전기: 성지E&C / 시공: 다산건설엔지니어링 / 설계기간: 2013.5.-2013.7 / 공사기간: 2013.7.-2013.11. / 사진: 신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