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대자인 병원 리모델링
원래는 금융회사 사옥이던 건물이다. 지방 중소도시의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건물이 비면서 병원으로 재활용된 사례다. 기존 건물에서는 저층부에 접객 공간이 넓게 자리하고 고층부에 사무공간이 배치되어 있었다. 화강석으로 마감된 외관이 무겁게 느껴지는 권위주의적이며 폐쇄적인 분위기로 현대의 도시 감각과는 유리된 모습이었다. 옛 도심의 금고지기 같은 근엄하고 무표정한 건물이, 달라졌다. 기존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경쾌하고 발랄한 표정으로 변화되었고, 도시와 세련되면서도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소통하는 여유를 부린다.
막혀 있던 돌 벽을 열어젖힌 것이 ‘한 수’로 보인다. 가로변에 접해 있던 저층부의 돌 벽면이 완전히 걷어지고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전면 창으로 교체되어 있다. 기존 볼륨을 잘라내고 새로운 볼륨을 덧붙이는 형식으로 빛이 투과되는 공간을 만든 것이다. 사무공간이 자리하는 상부에도 유리 볼륨이 매달려 투명함이 주는 경쾌하고 산뜻한 분위기가 배가 되고 있다. 투명한 유리의 물성은 낮에는 자연광을 내부공간으로 깊숙이 끌어들이고 밤이면 내부의 조명을 발광하며 불 꺼진 도심을 밝힌다.
배면에도 간결한 볼륨을 덧붙여 뒷골목 풍경을 세련되게 정리하고 있다. 병원의 주 진입로가 뒷동네로 향하는 마을길이 되도록 이어져 병원 방문객과 주민이 함께 이용하는데, 이 역시 건강한 소통의 요소로 다가온다. 가로에 접하여 열린 지층에는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커피숍, 외부 휴게실, 갤러리 등이 배치되어 실제로 도시를 향해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있다. 병원 이용객들은 진료실, 검사실, 코어 등 볼륨과 볼륨 사이를 도시 가로처럼 자유롭게 거닐 수 있다.
대지위치: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 3가 737-17외 2필지 / 용도: 의료시설(병원), 제1종근린생활시설(소매점) / 대지면적: 27922.50㎡ / 건축면적: 1391.97㎡ / 연면적: 7846.81㎡ / 규모: 지하1층, 지상 7층 / 구조: 철골철근콘크리트조 / 외부마감: 2-7층 : 기존마감, 1층 : 화강석, 증축부분 : AL,커튼월+THK24로이복층유리 / 사진 : 박영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