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하우스
Dear House
오래된 적벽돌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덕분에 순백색의 입면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각 면마다 창문들이 질서정연하게 자리 잡고 있고, 창문 가장자리를 따라 나 있는 회색 테두리들이 백색의 정갈한 이미지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지하철 이대역 사거리의 번잡함을 정면에 두고 있고, 뒤로는 쌍룡산의 경사면을 따라 자연적으로 생성된 구 주택들이 즐비하게 줄지어 있다. 서울 구 시가지와 구 주택지의 속성을 그대로 갖고 있고 또 조망되는 곳이다. 이러한 주변 환경에 요동하지 않는 침착함이 느껴지는 모습이다.
한 건물 안에 여러 세대가 동거하게 되는 다세대주택인 만큼 물리적으로 여력이 많았을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인테리어 디자인, 사인물 디자인, 공용공간까지 꼼꼼하게 디자인되어 있는 것을 보면 하나의 건물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작은 커뮤니티로 존재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지역의 특성상 주민의 이동이 잦은 곳이지만, 건축주 부부가 이 지역에 오랜 시간 거주했기에 지역과 입주민에 대한 애정이 큰 덕분이다.
특히, 세대 전체가 화이트, 민트, 그레이의 세 가지 영역으로 구분되어 가구와 타일 등이 각기 다르게 디자인된 모습에서 디테일까지 일일이 챙긴 세심함이 전해진다. 각 세대 내부에서 바라보게 되는 풍경 또한 중요한 디자인적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테라스와 옥상 난간을 강화접합유리로 투명하게 마감하여 시야를 가리지 않고 있다. 덕분에 오밀조밀하게 구성되어 있는 구 주택가의 친근한 풍경이 빛바랜 사진처럼 내부 공간에 서정적인 감성으로 스며든다. 각 세대의 입주민들이 직접적으로 만남을 도모하며 커뮤니티 활동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공간이 옥상정원이다. 정돈된 조경을 중심으로 장차 입주민들이 어우러지는 마당이 되리라 기대하게 된다.
지층이 필로티 구조로 가로를 향해 활짝 열려 있어서, 주차 공간을 마련하는 동시에 복잡하고 분주한 가로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여유 있는 도입부가 연출되고 있다. 머리글자 D를 활용한 필로티 기둥을 보면 이곳이 ‘디어 하우스’임을 각인하게 된다. 기존과 다른 백색의 알파벳 기둥이 색다른 입면을 그려내며 거리에 신생 건축물의 활기를 더하는 듯 보인다.
작품명: 디어 하우스 / 위치: 서울시 마포구 대흥동 3-24 / 설계: 디어건축사사무소㈜ / 설계팀: 조한무, 정유진, 안미선, 김문희, 김수빈 / 감리: 디어건축사사무소㈜ / 시공: ㈜지아택건설 / 구조설계: ㈜라임구조 / 전기, 기계설계: ㈜삼덕엔지니어링 / 건축주: 변혜숙, 장석우 / 용도: 다세대 주택(20세대) / 건축면적: 160.39m² / 연면적: 499.97m² / 건폐율: 49.41% / 용적률: 154.03% / 규모: 지상 5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 / 외부마감: STO / 설계기간: 2020.8~12 / 시공기간: 2021.1~8 / 완공: 2021년 / 사진: 나르실리온 이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