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 서울주택도시공사
옛 성동구치소부지 마스터플랜 및 신혼희망타운 설계공모, ‘디에이그룹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당선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는 지난 25일, ‘옛 성동구치소 부지’ 전체를 대상으로 한 마스터플랜과, 700세대 규모의 신혼희망타운 건축설계 공모 결과를 발표했다.
당선작은 ‘디에이그룹엔지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의 안으로, 당선작 선정을 기점으로 강남권 한복판에 위치한 대규모 노른자 땅의 개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성동구치소는 1977년 개청 이래 2017년 문정동 법조타운으로 이전할 때까지, 가락동의 터줏대감 노릇을 해왔다. 그리고 그 사십 년 동안 가락동은 그야말로 상전벽해를 겪었다. 황량하던 벌판에는 아파트가 들어섰고, 두 개의 노선이 교차하는 환승 지하철역이 개통했다. 더욱이 잠실, 수서, 문정, 위례신도시 등 주 변 지역의 개발 계획도 줄줄이 이어짐에 따라, 이 일대의 위상은 최근까지도 꾸준히 높아지는 중이다.
문제는 주거지에 걸맞지 않은 기피시설이 지역 개발의 중추 역할을 할 수 있는 명당자리에 위치하고 있으니, 정작 구치소 인근은 개발되지 못하고 점점 낙후되고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치소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눈길은 곱지 않은 게 당연.
그러던 2004년 송파구는 문정동에 법조단지를 유치했는데, 이때 법조단지 내에 교성시설을 조성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주민들의 구치소 이전 요구도 힘을 얻었다. 그에 따라 이듬해에는 문정 법조단지에 교정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도시계획안이 마련됐으며, 2011년 SH공사와 법무부의 소유권 이전 협약을 거쳐, 2017년 6월 문정 법조단지 내로 이전하면서, 마침내 40여 년간의 불편한 동거도 끝나게 됐다.
구치소 이전적지는 약 83,000m2 규모로, 토지소유주인 SH공사는 이곳을 주거, 업무, 교육, 문화가 결합된 복합타운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작년 7월부터 올 4월까지 사전협상을 통해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신혼희망타운, 공동주택, 업무시설, 공공기여시설로 토지이용 방안을 구체화한 바 있다.
부지 내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공동주택 용지(26,773m2)에는 분양주택 600세대가 건립되는데, 현재 민간 매각을 준비 중에 있다. 오금역과 인접한 업무시설 용지(9,263m2)는 복합 비즈니스‧창업 공간 조성을 목표로 SH공사가 세부계획 수립 중이며, 공공기여시설 용지(18,992m2)는 주민 의견수렴을 거쳐 2021년 상반기에 구체적인 조성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러한 개략적 방향을 설정한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대상지 전체를 아우르는 마스터플랜 및 민간 주거단지와 더불어 구치소 부지 개발의 양대산맥이 될 공공 주거단지를 계획하는 공모전이 개최됐다.
과제는 크게 두 가지로, 구치소 부치 전체(83,777.5m2)에 대한 마스터플랜 기본구상과, 신혼희망타운1블록(5,904.9m2) 및 2블록(5,467.9m2)을 대상으로 한 700세대 규모위 신혼부부 주택단지 건축계획이다.
지역 침체의 원인이었던 닫힌 공간을 주거·문화·업무복합의 열린 공간으로 조성하여 주변과 하나의 도시가 되는 것을 목표로, 네 가지 기본 원칙이 주어졌다. 첫째, 지역과 소통하는 ‘가로형 개방공간계획’, 둘째, 이웃과 함께하는 ‘공유 커뮤니티계획’, 셋째, 지역맥락과 조화되는 ‘단지경관계획’, 신혼부부를 지원하는 ‘특화 주거단지계획’이다.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옛 구치소 부지를 신혼부부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혁신적인 주거단지로 조성하는 이 공모에는 총18개 팀이 참여해 열띤 경합을 벌였으며, 2차에 걸친 심사 끝에 ‘디에이그룹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가 당선의 영예를 안게 됐다.
당선작은 ‘창작문화 발전소’와 ‘경계없는 거리(Borderless Street)’을 기본 개념으로 제시했다. 담장으로 이분화됐던 주거 유형을 하나의 도시로 결합하고, 사람과 장소 중심의 미래지향적 공동주택을 건설하며, 예술‧문화‧창작이 결합된 느슨한 경계의 가로중심 마을 만들기가 핵심이다.
서울시와 SH공사는 당선안을 바탕으로 기본 및 실시설계 거쳐 내년 하반기에 착공한다는 목표다.
이번 공모를 통해 제시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구치소 부지의 성공적인 환골탈태로 이어질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일이다. 글 / 전효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