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북스 파주 사옥
Culture books
전벽돌이 도열하듯 가지런하게 벽을 쌓으며 대지의 가장자리를 형성하고 있다. 그 위로 타공 된 콘크리트 벽돌과 콘크리트 큐브 블록이 보다 가벼운 모습으로 떠 있다. 비슷한 듯 다른 물성, 다른 색감, 다른 재질의 조합이 냉정할 정도로 차분하다. 그러고 보니 이웃한 건물들의 외벽도 동일한 소재고, 전벽돌 위로 서 있는 두 종류의 콘크리트 매스 역시 이웃 건물에서 취한 전벽돌과 매스의 조작 논리를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배치되어 있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물성과 색감이 블록의 경계부 전체를 휘돌아 감으며 커뮤니티의 주된 표정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파주출판도시 안에 자리하고 있는 건물로, 필지가 서로 맞닿아 있는 두 채의 이웃 건물이 완공된 이후에 설계 작업이 이루어진 경우다. 대지는 세 개의 필지와 그 가운데에 공동마당을 공유하는 모습으로 하나의 블록을 형성하고 있다. 공동마당은 주변 마을과 연결되는 주 보행축의 기착점이기도 하다. 마당을 포함한 세 건물이 하나의 마을을 이루고 있는 셈이고, 컬처북스는 이 마을을 완성시키기 위한 일종의 마지막 퍼즐 조각처럼 들어서 있다.
1층에 자리하는 북카페가 공동마당을 향해 환하게 열려 있는 동시에 건물만의 사적 마당을 함께 매개하고 있다. 사적 마당은 다시 남쪽에 자리하는 이웃 마을의 마당으로 퍼져나간다. 공동마당과 적극적으로 연계하려는 노력, 건물의 형태 및 재료적 코드를 공유하는 것, 상대적으로 훨씬 작은 면적의 프로그램으로 이웃 건물과 규모의 차이를 극복하는 일, 거의 모든 작업이 기존 마을과의 관계 맺기에 집중되어 있다.
무엇보다 기존 마을을 구성하는 채와 마당과 길과의 얼개를 살피고 배려하는 태도가 돋보인다. 옛적 우리네 마을이야말로 지형의 논리에 맞추어 앉은 집들이 하나 둘 모여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모습이었다. 건물은 그때 그 풍경과 정서를 탐색하게 만드는 표정이자 구성을 갖추고 있다.
작품명: 파주 컬처북스 / 설계: (주)보이드건축사사무소 (장기욱, 이규상) / 설계담당: 박찬호, 방누리, 윤선경 / 위치: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455-5 / 용도: 일반공장 / 대지면적: 663.10m² / 건축면적: 185.79m² / 연면적: 373.54m² / 규모: 지상3층 / 주차: 2대 / 높이: 12.7m / 건폐율: 28.02% 용적률: 56.33%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 외부마감: 전벽돌, 콘크리트벽돌, 콘크리트큐브블럭 / 내부마감: 자작나무합판, 비닐페인트 / 구조설계: 윤구조기술사사무소 / 시공: (주)마루종합건설 / 기계설계: 정인엔지니어링 / 전기설계: (주)대경전기설계사무소 / 설계기간: 2014.12 – 2015.05 / 시공기간: 2015.06 – 2015.11 / 준공: 2015.11.11 / 공사비: 6억 / 건축주: 오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