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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간 방치되어 있던 옛 수인선 철길 일부가 녹지와 휴식처가 어우러진 공공공간으로 탈바꿈한다.
경기도 시흥시 오이도역과 인천광역시 중구 인천역을 잇는 수인선은 1937년 일제가 경기 남부 지역의 자원을 수탈할 목적으로 만든 철도다. 광복 후에는 수원과 인천을 오가는 교통수단으로 활용됐지만, 70년대 이후 도로 교통이 발달하면서 수요가 급감하여, 1995년 12월 31일 운행을 마지막으로 개통 58년 만에 완전히 폐쇄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폭이 일반철도의 절반에 불과한 기차. 우리나라 최후의 협궤철도였던 수인선 운행이 중단된 지도 어느덧 이십여 년이 흘렀다. 그사이 철로 주변에는 이십년 전에는 상상도 못 했을 만큼 복잡한 시가지가 형성됐고, 그에 따라 철길은 도로로 바뀌거나 복선화 전철 사업을 이유로 철거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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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전철화 공사를 마친 14개 역을 중심으로 수도권 전철 수인선이 운행되고 있지만, 옛 수인선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속하는 ‘숭의역~인하대역’ 구간이다. 복잡한 주변 여건상 지상에 복선 선로를 설치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약 1.5km에 달하는 이 구간은 지하화했고, 그 덕분에 옛 철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옛 철로가 아무 이용계획 없이 방치되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주민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 게다가 이 구간이 속한 지역은 높은 주거 및 상업시설 밀도에 비해 녹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철로 주변에는 주거환경개선사업 등을 이유로 대규모 주택 건설 공사가 한창이라, 실 거주자들의 거주 환경 개선에 대한 민원은 끊임없이 재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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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인천광역시 미추홀구는 지난해, 도심 속 유휴부지를 녹지로 탈바꿈시켜 지역민의 생활 환경을 개선하고, 나아가서는 개발지역과 원도심의 완충지대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월 ‘수인선 유휴부지 도시숲길 조성 설계공모’를 개최했다.
대상지는 수인선 숭의역~인하대역 사이의 1.5km 구간, 철도유휴부지 19,265m2로, 크게 세 개의 구역으로 나뉜다. 먼저, 숭의역 쪽 구간은 대상지 대부분이 나대지로 방치되어 있으며, 중간 구간은 일부 구간에 산책로가 조성돼있긴 하지만, 주택과 인접한 부지들은 주민들이 불법경작지 등으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 마지막으로 인하대역 쪽 구간은 인접한 아파트에서 기부채납한 완충녹지 사이에 위치해 있다. 이렇듯 구간별로 비슷한 듯 다른 상황을 마주하고 있는 만큼, 수인선 본연의 의미와 역사성을 드러내는 것은 물론, 주변 지역과의 연계도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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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프로그램을 포함한 포괄적인 활용 방안을 구하기 위해, 공고 이후 약 4개월의 시간이 주어졌으며, 5인의 심사진은(김정식미추홀구청장, 권전오인천발전연구원, 김준석청운대학교 교수, 임종엽인하대학교 교수, 곽남현인천광역시청 팀장) 지난 5월 7일, 주.지오조경기술사사무소 등 2개사가 당선팀으로, 에이앤엘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등 3개사와 조경설계사무소 호원 등 2개사는 각각 2등과 3등으로 선정했다고 최종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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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작인 ‘수인 크로노토프 라인’은 옛 추억을 회상하듯 이곳에 남아있는 철길로, 새로운 도시와 옛 도시가 만나는 완충지대로서 길과 경관, 도시기능을 재구성하는 새로운 그린웨이를 계획하고, 과거와 현재, 미래로 흐르는 시간 위에 놓여진 공간의 사계 변화를 통해 노스텔지어적 경관을 창출하는 안이다.
이를 위한 조성전략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 선형 철길공원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 둘째, 열린 철길공원을 기반으로 일상적 여가활동을 선도하는 프로그램과 문화 플랫폼을 마련하는 것. 셋째, 인문적·생태적·경제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 마지막으로 반려동물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모두에게 열린 시민참여형 도시정원길을 조성하는 것이다.
더불어 이를 디자인과 접목시켜, 3개의 임팩트 허브, 6개의 프로그램 플랫폼, 12절기 프로그램 정원을 제안하고 있다. 선형적 공원의 단순한 경관을 극복하기 위해 구역마다 테마를 갖는 스팟을 계획하고 서로 연계한다는 개념이다. 심사진은 프로그램과 디자인이 결합된 이들의 제안에 대해 ‘충실한 분석을 바탕으로, 선형 부지에 적합한 디자인을 제시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전했다.
사업에는 주민참여사업예산 등 약 40억원이 투입되며, 구는 올해 하반기 착공해 2020년 말까지 조성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글 / 전효진기자, 자료제공 / 주.지오조경기술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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