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에 위치한 노후 경사 주거지는 어떤 모습으로 재생되어야 할까? 초고령화와 인구감소 등,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대응할 수 있는 주거모델은 무엇일까? 그 대안을 고민해보기 위해 마련된 ‘Bcome 2020 – 지역 공동체형 주거모델 제안 아이디어 공모’ 결과가 발표됐다. 전세계 건축인을 대상으로 한 이번 공모에서 영예의 대상은 프렘 로렌젠 앨버레즈Prem Lorenzen Alvarez가 차지했다.
‘Bcome’은 Busan의 ‘B’와 competition의 ‘com’의 합성어로, 부산건축제 조직위원회가 역량 있는 신진건축가를 발굴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하는 공모브랜드 명칭이다. 예년에도 부산건축제 행사의 일환으로 설계공모전이나 디자인워크숍 등이 진행된 바 있으나 ‘Bcome’이라는 명칭으로 공모를 개최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제1회 Bcome 공모전의 주제는 ‘지역 공동체형 주거모델 제안’이다. 부산의 도심 경사 노후 주거지를 대상으로, 노후·쇠퇴화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공동체 주거형 모델을 발굴해보자는 취지인데, 이러한 주제에는 몇 가지 의미 있는 이슈가 포함돼 있다.
첫째, 시대가 변하면 도시재생의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초고령화 및 인구감소 시대를 맞이하여, 점점 더 많은 도시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노후화, 공동화되고 있다. 재생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기존 방식이 여전히 유효할지는 알 수 없는 일. 따라서 이번 공모를 통해 기존 도시재생의 대안이 될 만한 방안을 모색해 보자는 것이다.
둘째, 사회적 취약계층의 주거가 근본적으로 안정화되려면 정책과 더불어 도시건축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현 정부는 사회·경제적 약자들을 위한 다양한 포용도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기존 입주민이 재정착할 수 있는 사회적 주택 공급 역시 그중 하나로,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주거 모델 개발단계부터 지속가능한 주거권을 제공하고, 생활 환경을 개선하며, 커뮤니티를 지속시킬 방안이 함께 고민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공모에서는 개발된 모델을 유사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 공모전이지만 실제 부지와 충족시켜야 할 세대수 및 용적률 기준이 주어졌다. 대상지는 부산시 동구 수정공원상로 66일대(국일아파트 일원) 약 11,757m2이며, 이곳에 350세대를 위한 주거공간과 커뮤니티시설 및 근린생활시설 등을 설계하는 게 과제다.
계획의 기본 방향은 ‘저소득층 경사진 노후주거 환경개선’, ‘공동체 유지가 가능한 포용적인 주거모델’, ‘지역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지속가능한 단지 모델’, ‘부산의 경사지형에 적합한 창의적 디자인’, ’50년 이상 장수명의 경제적인 주택 시스템’ 등이다.
지난 8월 오픈한 공모에는 총 105팀이 등록했으며, 오철호상지E&A건축사사무소 심사위원장을 비롯한 심사진(신병윤동의대학교, 조서영건축사사무소 서원, 로렌스 김부산대학교, 김수자앙코르건축사사무소)은, 총 2단계의 심사를 통해 ‘공모 취지와의 부합 여부‘, ‘제안의 참신성과 혁신성‘, ‘현실화 가능 여부‘ 등을 평가했다. 먼저 본상 대상작을 선정하고, 그중 공모 취지에 부합하면서 특히 ‘주거지와 자연의 접점’이라는 부지 성격을 잘 해석한 두 작품을 대상으로 위원 간 심도있는 토론을 진행한 결과, 저층 단독 주거지가 밀집한 주변 맥락에 좀 더 적절한 것으로 판단되는 프렘 로렌젠 앨버레즈Prem Lorenzen Alvarez 팀의 안이 최종 우승작으로 결정됐다.
2등에는 쉬린 하다디안Shirin Haddadian팀, 3등에는 유재섭 팀, 김대현 팀, 전종욱 팀이 선정됐으며, 이외에도 4개 팀이 특선으로 뽑혔다.
심사진은 수상작에 대해 “제출된 작품 모두 경사지 주거에 대한 고민의 결과와 커뮤니티 구성에 대한 건축적·도시적 아이디어를 제안했다”는 평을 전했다.
기사 / 전효진 기자, 자료제공 / 부산건축제 조직위원회
1등 _ 로렌젠 앨버레즈Prem Lorenzen Alvarez 외 2인
2등 _ 쉬린 하다디안Shirin Haddadian 외 2인
3등 _ 유재섭 외 2인
3등 _ 김대현 외 1인
3등 _ 전종욱 외 4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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