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피오레
이로재김효만건축사사무소 | IROJE KHM Architects
도시 한복판에 거대한 꽃 한 송이 피어 있다. 하얗게 만개한 모습은 멀리에서도 이목을 사로잡을 정도의 규모이자 모양새다. 팝아트적 금속 조각 작품처럼 서 있는 건물은 무미건조하고 단조로운 도심에 개구지고도 흥미진진한 파장이 되고 있다.
도로 건너편 용인실내체육관을 마주하고 있는 부지는 삼각형이다. 그것도 가로의 모서리에 위치한 것이 아니라 가로 중간에 위치한 삼각형의 부지라서 건축에 까다로운 상황이었음에 틀림없다. 반듯한 건물을 절로 지양할 수밖에 없었던 위치와 형태 덕분에 오히려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만한 이색적인 형태의 수직타워가 계획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정면에서 바라보이는 꽃의 형태는 후면, 측면, 위와 아래 등 서 있는 방향과 보는 각도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 다른 크기가 된다. 그 모습이 기존 질서와 틀에 구애받지 않은 자유분방함으로 다가온다. 상업건축물로서의 이목을 명확히 확보한 정체성은 내부에서도 일관되게 이어져 있다.
건물은 커피숍, 레스토랑, 사무실, 주택 등 4채의 독립적인 건축물들이 각 층마다 적층된 일종의 작은 수직도시와도 같다. 각 층의 독립된 공간들을 잇고 있는 것은 꽃송이 한 중간을 오르내리는 빨간 엘리베이터와 계단이다. 엘리베이터가 내부의 수직 동선이라면, 계단은 반 외부공간으로서 ‘떠 있는 길’의 모습으로 도시 가로와 건축물을 접속시키는 매개체가 된다.
아래층의 상업공간과는 전혀 다른 공간이 펼쳐져 있는 영역, 개인주택이 자리하는 4층이다. 건물의 옥상에 위치하지만 지층 못지않게 창문 너머 자연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고 문 열고나서면 바로 마당을 거닐 수 있다. 복층 높이로 구성되어 있어서 각 실의 배치나 모양이 입체적이고 동적이다. 각 실을 연결하는 주택 2층 난간이 건물 정면의 화려한 백색 꽃잎라인이 응용된 디자인이다 보니 다이내믹한 분위기가 한층 배가된다.
4층은 외부계단의 상승 유람이 끝나는 지점이자 마당이 펼쳐지는 지점이다. 상업공간과 사적 공간의 구획이 그렇게 그어져 있으나, 끊어진 계단은 마당을 경유하여 옥상을 향해 다시 이어져 있다. 순환로를 따라 흙과 잔디를 밟고 풀냄새를 맡으며 공중정원을 거닐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심 속에 피어난 꽃’의 외관은 다분히 상징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품명: 아키피오레 / 설계 : 이로재김효만건축사사무소 / 김효만 / 설계담당 : 김지연 / 사진작가 : Sergio Pirrone / 위치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 주요용도 : 단독주택 / 대지면적 : 267.00㎡ / 건축면적 : 155.88㎡ / 연 면 적 : 598.21㎡ / 건 폐 율 : 58.38% / 용 적 률 : 224.05% / 층 수 : 지상5층 / 구 조 : 철근콘크리트조 / 외부마감 : 일리디움판, 드라이비트, 투명복층유리 / 내부마감 : 노출콘크리트, 락카, 콘크리트블럭, 목재후로링 / 시공사 : 효정건설주식회사(주) / 구조설계 : (주)은구조기술사사무소 / 기계설계 : 보우엔지니어링 / 전기설계 : (주)건창기술단 / 설계기간 : 2012.9~12 / 공사기간 : 2013.4~2014.4 / 완공일자 : 2014.4 / 건축주 : 박수호 / CM : (주)쿼크 / 박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