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동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노후 인프라 ‘장지 버스공영차고지’가 새로운 패러다임의 공공주택단지 ‘장지 컴팩트시티’로 재탄생한다. 그 초안으로 건축사사무소 아크바디 컨소시엄의 ‘적층도시’가 확정되면서, 입체화를 통해 도시공간의 효율성을 높이는 ‘컴팩트시티’ 사업의 제3막이 오르게 됐다.

 

 

 

서울시는 지난 2018년 ‘주택 8만호 추가 공급계획’을 발표하며, 부족한 공공주택을 보다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심 속 유휴부지의 입체적 활용을 제시한 바 있다. 저이용되고 있는 공공부지에 주거·여가·업무 기능이 어우러진 복합시설을 개발함으로써, 경제성과 친환경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것. 일명 ‘컴팩트시티’ 사업이다.

첫 프로젝트는 북부간선도로 위에 공공주택 1,000호를 건설하는 ‘신내 컴팩트시티’로, 포스코A&C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의 안을 바탕으로 현재 개발이 추진 중이다. 두번째 프로젝트는 경의선 숲길이 끝나는 연희동 일대의 교통섬과 증산동 빗물펌프장 부지를 각각 200명, 300명 규모의 청년주택단지로 조성하는 ‘연희·증산 컴팩트시티’이며, 건축사사무소 매스스터디스건축사사무소 SAA가 각 프로젝트를 이끌게 된다.

 

 

 

 

 

세 번째 프로젝트인 ‘강일·장지 컴팩트시티’는 주차나 정비 등, 일차원적으로만 활용되고 있던 버스차고지를 대상으로 한 사업으로, 앞서 선보인 두 프로젝트와는 또 다른 유형이다. 공공주택 단지를 조성하고 이를 지원할 생활 SOC를 확충한다는 점은 같지만 버스차고지라는 기능은 그대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중 우선적으로 진행된 ‘장지 컴팩트시티’는 장지택지개발지구 내에 위치한 버스공영차고지를 대상으로 한다. 부지 서측으로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남측으로는 택시차고지, 북측으로는 위례신도시 내 공동주택용지, 동측으로는 위례신도시와의 경계인 장지천에 접한 땅으로, 총면적은 약 3만 8천m2에 달한다.
계획의 핵심은 소음과 매연 등으로 주민 불편을 야기하던 버스차고지를 지하화하거나 실내 차고지 형태로 바꾸고, 그렇게 확보한 외부에는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를 위한 800여 세대의 주거공간을 만드는 것. 또한, 부지의 절반은 녹지로 조성하여, 버스차고지 종사자와 거주자 모두에게 쾌적한 근무환경 겸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노후한 버스차고지 시설을 현대적으로 개선하는 것도 필수적인 과제다.

 

 

 

저이용되고 있는 공공부지를 개발하고, 주민 삶의 질과 미래도시 전략까지 고려한 공공주택 혁신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개최된 국제설계공모에는 국내 9, 국외 6, 총 15팀이 참가했다. 국내외 유명 건축가와 도시 전문가로 구성된 7인의 심사진은 1차 제안서 평가를 통해 다섯 개의 2차 진출팀을 선정했고, 2차 작품 심사를 거쳐 건축사사무소 아크바디 컨소시엄의 ‘적층도시’를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당선작은 버스차고지, 생활 SOC, 녹지, 그리고 750세대 규모의 주거단지를 층층이 쌓은 개념으로, 입체화를 통해 도시공간의 효율성을 높이는 ‘컴팩트시티’ 사업의 기본 개념과도 궤를 같이한다.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에 걸쳐 스마트 차고지와 생활SOC가 배치되고, 그 상부에는 부지 면적의 70%에 달하는 27,000m2 규모의 도시숲이 조성되며, 도시숲 바로 옆에는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를 위한 행복주택 총 758세대가 들어선다.

 

 

 

 

 

먼저, 버스터미널은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걸쳐있다. 야외에 있던 시설들이 대부분 실내로 옮겨지기 때문에 소음으로 인한 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경감되며, 버스 종사자들은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고 쾌적하게 일할 수 있다. 이러한 차고지는 도심을 연결하는 실질적 인프라로서 생활 SOC시설의 입지적 가치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으로 지상 1~3층에는 도서관, 피트니스센터, 다목적홀, 문화센터 등의 생활 SOC가 배치되며, 이러한 공용 시설들은 장지천 수변공원을 중심으로 한 지역의 거점 공원, 도시 숲과 연계시킬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도시숲 남서측에는 23층 규모, 3개 동으로 구성된 행복주택이 들어선다. 입주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유닛으로 구성하며, 스마트 라운지, 공동 육아존, 테라스 공유 공간, 오픈키친 등 만남과 교류가 있는 다양한 소통 공간도 함께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심사진은 당선작에 대해 건축물은 다소 단조로울 수 있겠으나, 조경과의 조화가 매우 아름다웠다며, 당선작의 컨셉과 설계 의도가 사업 끝까지 반영되기를 바란다는 당부도 함께 전했다.
서울시는 연내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과 실시설계를 거쳐 2021년 하반기 착공, 2024년 조성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이번 공모를 통해 밑그림을 마련한 장지 컴팩트시티가 기존 버스차고지의 문제를 해소하고 부족한 기능을 보완함으로써 기존 도시에 새 활력을 불어넣는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글 / 전효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