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치울 주택
서울의 동쪽 끝 아차산 능선이 부드럽게 흐르는 골짜기에 아치울 마을이 자리한다. 북적거리는 서울 시내가 지척이지만, 산자락에 둘러싸인 마을은 고요하기만 하다. 여유롭게 흐르는 한강을 보고 있자면 마치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에라도 와있는 듯한 느낌이다.
아치울 마을에는 100 가구 정도가 터를 잡고 살아가는데, 대부분이 70~80평 규모의 2층짜리 벽돌 주택이라 마을의 전체적인 풍경은 사뭇 단조로웠다. 최근 재건축하는 건물이 늘어감에 따라 마을의 풍경도 다채로워지나 했으나, 그도 잠시. 볼륨이 커지고 재료도 다양해지면서 동네 분위기는 산만해졌고, 아치울 마을만의 고요함도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이런 마을의 분위기를 고려해 새 집이되 새 집같지 않아 보이는 집은 어떨까. 오래전부터 이 땅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었던 것 같아 보이면서 모양도 단순한 집을 계획했다.
오래된 고벽돌을 깨고 쪼아서 쌓은 독특하고 깊은 질감의 외벽은 건물에 새로운 표정을 선사했다.
평범한 벽돌이지만 수직으로 쌓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배열해 동네와 어울리는 친근한 풍경이 되길 바랬다.
223m2에 불과한 땅은 원하는 프로그램을 모두 담아내기에는 부족했다. 때문에 건폐율과 용적률을 고려해 최대한의 바닥면적을 확보했다.
1층은 아이들, 2층은 가족 전체, 3층은 부부의 공간. 층마다 각기 다른 성격의 외부 공간도 만들었다. 1층 마당에는 정갈한 사각 데크와 야외 씽크, 2층 거실 옆에는 마루가 깔린 대청, 3층 안방 앞에는 하늘로 열린 고요한 정원을 마련해 집안 어디에서나 바깥 풍경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작품명: 아치울 주택 / 위치: 경기도 구리시 아천동 / 설계: 정재헌(경희대학교 건축학과) + 모노건축사사무소 / 설계담당: 이상진, 이문휘 / 용도: 단독주택 / 대지면적: 223m2 / 건축면적: 121.25m2 / 연면적: 298.69m2 / 규모: 지상3층 / 높이: 9.8m / 건폐율: 54.37% / 용적률: 133.94%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 외부마감: 고벽돌, 이뻬목 / 내부마감: 석고보드 위 페인트, 열연강판 / 완공: 2017 / 사진: 모노건축사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