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력 시장이 상징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다만 정확히 말하면, 태양광 단독 발전량이 석탄을 넘어선 것은 아니다. 2025년 기준으로 석탄을 처음 앞지른 것은 태양광, 풍력, 수력 등을 합친 재생에너지 전체다. 에너지 싱크탱크 Ember의 2026년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전력 생산에서 재생에너지는 34%, 석탄은 33%를 차지했다.
태양광이 만든 결정적 변화
이번 변화의 중심에는 태양광이 있다. 태양광 발전은 최근 10년 동안 가장 빠르게 성장한 전력원으로 꼽힌다. 2015년 256TWh 수준이던 전 세계 태양광 발전량은 2025년 2,778TWh까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태양광의 급성장은 단순히 환경 담론의 결과가 아니다. 패널 가격 하락, 대규모 생산, 중국의 제조 지배력, 배터리 기술 개선, 각국의 에너지 안보 전략이 동시에 작용했다. 특히 중국과 인도에서 태양광과 풍력이 전력 수요 증가분을 상당 부분 흡수하면서 화석연료 발전 증가세를 막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석탄의 시대가 끝났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기록이 석탄의 즉각적인 퇴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석탄은 여전히 전 세계 단일 전력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원 중 하나다. 2025년 석탄 발전량은 약 10,476TWh로, 개별 전력원 기준으로는 여전히 막대한 규모다.
문제는 방향이다. 재생에너지가 처음으로 석탄을 앞질렀다는 것은 전력 시스템의 중심이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전력 수요가 늘면 석탄과 가스 발전이 함께 늘어났다. 이제는 태양광과 풍력이 그 증가분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전력 질서의 시작
앞으로의 핵심은 생산량이 아니라 저장과 송전이다. 태양광은 낮에 많이 생산되고, 날씨와 계절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배터리, 송전망, 수요 조절 기술이 함께 확장되지 않으면 재생에너지의 성장은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그럼에도 2025년의 기록은 분명한 의미를 갖는다. 재생에너지는 더 이상 보조 전원이 아니다. 세계 전력 시장에서 석탄을 넘어선 주류 전원으로 올라섰다.
태양광은 아직 혼자서 석탄을 이기지 못했다. 하지만 석탄 시대를 흔든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된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