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도 가스도 필요 없다! 역대급 혁신 엔진으로 시장 주도를 선언한 한국 자동차 제조사

2025년 11월 08일

수소 동력의 귀환

세계적 탄소중립 흐름 속에서 한국 완성차 업계가 전기가솔린도 아닌 새로운 동력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현대-기아와 한국기계연구원(KIMM)이 손잡고 수소를 직접 연소하는 내연기관을 선보이며, 친환경 모빌리티의 패러다임을 다시 쓰려 한다.

이 엔진은 수소 연소의 장점을 살려 배출가스를 극적으로 줄이면서도 주유 속도, 주행거리, 기계적 감성 같은 내연기관의 매력을 동시에 잡는다. 갈수록 강화되는 규제와 높아지는 소비자 기대치 사이에서, 제조사는 실용성, 경제성, 지속가능성의 균형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수소는 현실적 대안인가

전기차가 충전 인프라, 배터리 원자재, 충전 시간의 숙제를 안고 있다면, 수소 내연기관은 급속 주입, 가벼운 저장체계, 긴 항속거리로 확실한 차별점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수소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CO2) 대신 수증기를 주로 배출해, 도심 대기질 개선탄소발자국 감축에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그린수소 생산, 유통망 확보, 가격 경쟁력 같은 과제도 있다. 그러나 상용차와 발전용, 건설·물류 분야까지 확장 가능한 응용성은 전환기의 현실적 해법으로서 수소의 매력을 한층 키운다.

2.0리터 수소 직분사 엔진의 핵심

현대-기아의 신형 2.0리터 수소 직분사(DI) 엔진은 기존 엔진 블록을 고도화해 수소 전용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연소실 압력을 30bar를 넘겨 제어하는 설계로, 수소 엔진의 한계로 지적돼 온 출력 밀도안정성 문제를 과학적으로 돌파했다.

여기에 고효율 터보차저, 정밀 분사전략, 고내열 부품소재를 조합해 열효율응답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결과적으로 성능, 내구성, 환경성이 균형을 이루는, 산업 전반에 파급력이 큰 파워트레인이 완성됐다.

인용

“수소는 우리에게 ‘빠른 전환’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제공하는 실용적 기술, 그리고 산업 전반의 탈탄소화를 가속할 동력이다.”

수치로 보는 생태 발자국 절감

새 엔진이 제시하는 배출 저감 효과는 다음과 같다.

  • CO2 배출량 99% 감소로 사실상 탄소중립에 근접
  • 미세입자(Particulate) 90% 감소로 도심 공기질 개선
  • 질소산화물(NOx) 15ppm 수준으로 엄격한 기준 대응

이 세 가지 축은 기후 리스크, 보건 비용, 규제 대응을 동시에 완화해 기업의 총소유비용(TCO)과 사회적 외부비용을 함께 낮춘다. 궁극적으로 친환경 가치, 운영 효율, 시장 신뢰를 한 번에 확보하는 실질적 성과다.

상용화 지평: 승용·상용·발전의 삼중 포지셔닝

이 기술은 일반 승용차의 경쾌한 드라이브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상용차가 요구하는 지속출력, 내구성, 신뢰성을 겨냥한다. 동시에 발전기 같은 고정형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해 분산형 전력비상 전원에서 저배출 솔루션을 제시한다.

이런 멀티 스케일 전략은 초기 수요 창출, 경제성 확보, 인프라 학습효과를 촉진한다. 다양한 사용처에서 운영 데이터, 정비 체계, 안전 표준이 축적되면, 수소 생태계의 네트워크 효과가 빠르게 증폭된다.

인프라와 비용의 난제, 어떻게 푸나

핵심은 수소 생산, 저장·운송, 충전소 구축의 삼박자를 친환경비용효율로 맞추는 일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기반 그린수소 확대와 함께, 액화·고압·암모니아 캐리어 등 다양한 공급 체인의 최적 조합이 필요하다.

차량 측면에서는 수소 누설 감지, 열관리, 화염 전파 제어 같은 안전 기술이 중요하며, 정비 규격, 부품 표준화, 보험 체계까지 산업 전반의 제도 설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정부 정책, 민간 투자, 국제 협력의 정렬이 성패를 가른다.

전기차와의 공진화

수소 내연기관은 전기차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로 보는 시각이 설득력 있다. 고부하·장거리·가동률이 높은 상용 운송중장비는 수소가, 도심 단거리 이동개인 사용자 영역은 전기가 우세한 포지션을 구축할 수 있다.

이원적 포트폴리오는 자원 리스크 분산, 인프라 부담 완화, 소비자 선택권 확대라는 시너지를 만든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목적 적합성, 총배출 저감, 전환 속도다.

더 가까워진 무배출 미래

현대-기아와 KIMM의 수소 직분사 엔진은 “수소는 아직 멀다”는 통념을 기술적 성과, 검증 가능한 수치, 실용적 설계로 반박한다. 기업은 제품력생태계 구축을 동시에 밀어붙이며, 시장 선도를 향한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규모의 경제를 당기는 초기 수요와, 공공·민간의 정교한 정책 믹스다. 여러 경로가 공존하는 전환기에, 수소 내연기관은 “빠르게 도입 가능한 저배출 솔루션”이라는 명확한 자리를 확보하고 있다.

김 지훈

김 지훈

건축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시대와 인간을 담는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뒤, 다양한 도시에서 경험을 쌓으며 건축 저널리즘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C3KOREA에서는 건축 비평과 인터뷰를 주로 담당하며, 한국 독자들에게 세계 건축의 맥락을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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