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여전히 우리에게 미지의 행성이다.
최근 과학자들이 인도양 깊은 곳에서 발견한 **‘중력의 구멍(Gravitational Hole)’**은 그 사실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이 거대한 이상 현상은 지금까지 관측된 그 어떤 해양 구조보다도 독특하며, 지구 물리학의 새로운 수수께끼로 떠오르고 있다.
중력이 약해지는 바다 한가운데
이 신비로운 지역은 인도양 남서부, 마다가스카르 남쪽 약 1,200km 부근에서 발견되었다.
위성 데이터를 분석하던 연구팀은 특정 구역에서 중력이 비정상적으로 약한 현상을 포착했다.
이 구역은 다른 해역보다 지표면이 약 100m 정도 낮게 형성되어 있으며, 일종의 ‘중력 구덩이’처럼 작용한다.
“이 지역은 마치 바다 아래에 거대한 무언가가 숨어 있는 듯한 중력 결핍을 보입니다.”
— 해양지질학자 라빈다 쿠마 박사
즉, 그곳에서는 실제로 지구의 중력이 약하게 작용해, 물이 미세하게 ‘가라앉은 듯한’ 형태를 보인다.
‘중력의 구멍’이란 무엇인가
중력의 구멍(Gravitational Anomaly)은 특정 지역에서 지각의 밀도나 구조가 달라 중력의 세기가 차이나는 현상을 뜻한다.
인도양의 이 구역에서는 특히 맨틀(지각 아래의 뜨거운 암석층) 이 다른 지역보다 가볍고 얇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로 인해 해당 지역의 질량이 상대적으로 적어지면서,
그 주변보다 중력이 약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수께끼의 원인: 고대 충돌의 흔적?
하지만 이 이상 현상이 단순히 지질 구조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과학자들은 여러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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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대륙의 잔해: 2억 년 전, 초대륙 ‘곤드와나(Gondwana)’가 분리될 때 생긴 조각이 맨틀 속으로 가라앉았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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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맨틀 플룸(plume): 지구 내부의 열기둥이 상승하며 밀도가 낮은 영역을 만들었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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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충돌 흔적: 먼 과거, 대규모 충돌로 생긴 구조적 약화 지점이 남아 있을 가능성.
이 가설들은 모두 흥미롭지만, 어느 하나로 완전히 설명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 지역은 여전히 지질학계 최대의 미스터리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지구 내부를 엿보는 창
이번 발견은 단순히 해저 구조의 이상이 아니라, 지구 내부 활동의 단서로 여겨진다.
연구진은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 중력의 구멍 아래에는
**지구 맨틀의 흐름을 변화시키는 대규모의 ‘가벼운 물질 덩어리’**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현상은 지구가 지금도 ‘살아 있는 행성’이라는 증거입니다. 내부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진화하고 있죠.”
— 지구물리학자 수미트라 나라얀 박사
즉, 이 지역은 지구 내부 에너지의 흐름이 외부로 투영된 하나의 창문일지도 모른다.
왜 인도양일까
흥미롭게도, 지구의 대부분 중력 이상 지역은 대륙이나 산맥 아래에서 발견된다.
그런데 이번 ‘중력 구멍’은 해양 한가운데, 그것도 지질적으로 비교적 안정된 인도양에서 발견되었다.
이 점이 과학자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
현재 위성 중력지도에 따르면, 이 구역의 중력 값은 지구 평균보다 약 40밀리갈(mGal) 정도 낮다.
이는 육안으로 볼 수 없지만, 위성 고도계로 측정하면 해수면이 ‘살짝 움푹 들어간 듯’ 나타난다.
지구의 비밀을 푸는 열쇠
이 ‘중력의 구멍’은 단순한 해양 이상이 아니라,
지구 형성 과정에서 아직 우리가 모르는 내부 역학적 변화를 설명할 단서가 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 구역의 구조를 더 정밀하게 조사하기 위해
심해 탐사 로봇과 지진파 분석 장비를 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만약 맨틀의 흐름이 직접 관찰된다면, 이는 지구 내부 순환의 실체를 밝히는 역사적 발견이 될 수 있다.
새로운 시대의 탐험
우리는 달과 화성의 표면은 관측했지만, 정작 지구 내부는 아직 미지의 영역이다.
이번 인도양의 발견은 그 신비한 세계로 다가가는 첫 걸음이 될지도 모른다.
수천 킬로미터 아래에서 작용하는 보이지 않는 힘들,
그중에서도 이 ‘중력의 구멍’은 우리가 사는 행성의 숨겨진 이야기를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이 거대한 바다 밑에는 여전히
지구가 우리에게 들려주지 않은 또 다른 비밀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